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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러 목소리 커지는 몰도바…야당 “러시아 도움 받아 국가경제 재건할 것”

친러 목소리 커지는 몰도바…야당 “러시아 도움 받아 국가경제 재건할 것”

기사승인 2024. 05. 2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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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러·친서방' 집권여당, 작년 지방선거 참패 후 정국 주도권 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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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3년 친러성향의 야당연합을 이끄는 마리아 타우버 부대표가 몰도바 수도 키시나우에서 개최된 반유럽연합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AP, 연합
경제지정학적으로 '우크라이나와 닮은 꼴'로 평가받는 동유럽 중립국 몰도바가 그동안의 반러시아 행보를 멈추고 친러 진영에 합류할 것이라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친서방·탈러시아화 움직임을 보이던 몰도바 정국의 주도권이 최근 친러 성향의 야당에게 넘어간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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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소련권 국가의 일원이었던 몰도바는 1991년 소련 붕괴를 계기로 독립했다. 하지만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국토 일부를 장기간 장악하고 정치권에서도 친서방과 친러 진영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등 오랜 기간 러시아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2022년 2월 자국 국민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몰도바는 확연하게 반러 성향으로 돌아섰다. 당시 러시아의 '특별군사작전'이 몰도바까지 확장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자 친서방 정책을 고수해온 마이아 산두 대통령은 EU(유럽연합) 가입협상을 시작했고, 특히 러시아가 맹주로 있는 옛 소련권 독립국가연합체 CIS와의 모든 협력 협약을 2024년까지 무효화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친유럽 성향의 집권여당 행동연대당(PAS)이 지난해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이후 분위기는 반전됐다. 특히 올해 대선과 2025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승리할 것으로 전망되는 천러 성향의 야당연합이 CIS와의 관계 개선을 시사하면서 몰도바 정국은 큰 혼란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몰도바 야권에서 큰 입지가 세운 인물로 알려진 마리아 타우버 야당연합 부대표는 19일(현지시간) 천러성향이 강한 가가우지아 자치구에서 개최되는 민족우호축제에 참석해 "(친유럽 성향) 정부의 쇄국정책으로 인해 국가가 망가지고 있다"며 "우리는 CIS 및 러시아의 직접적인 도움을 받아 국가, 경제, 시민의 희망을 재건하기 위해 반EU 캠페인을 시작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몰도바 동부의 친러 분리주의 지역인 트란스니스트리아가 정부의 경제탄압을 주장하면서 러시아에 보호를 요청하는 결의안을 발표한 것도 몰도바 정국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트란스니스트리아는 1992년부터 친러 성향의 분리주의 당국이 통제하는 국제법상 미승인 국가로, 국제법상 몰도바 내 영토로 간주되지만 현재는 러시아군 1500명이 평화유지군 명목으로 주둔 중이다.

친러 성향의 이고르 도돈 전 몰도바 대통령은 "지방선거 결과를 보면 국민의 75%가 PAS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심각한 경제(침체) 상황 때문에 대선이 치러질 예정인 올해는 그들에게 매우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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