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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의 공포 덮친 글로벌 금융시장… 최악의 ‘블랙먼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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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기자

승인 : 2024. 08. 05. 17:56

美 고용 지표 등 부진에 금융시장 요동
헤즈볼라·이스라엘 중동戰 리스크까지
日닛케이지수 3만2000선 무너지며 패닉
코스피 '최악의 하루'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5일 오후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역대 최대 하락폭인 8.77% 하락한 2441.55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2400선이 무너지며 2386.96을 찍기도 했다. /연합
미국의 제조업·고용 지표의 부진으로 촉발된 'R(Recession·경기 후퇴)의 공포'가 전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당장 미국 주식·채권시장이 요동치고 경제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급락하며 최악의 '블랙먼데이'를 연출했다.

5일 전 세계 시장을 충격에 빠뜨린 '미국 일자리 보고서'의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의 고용지표가 예상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며 미국 경제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고 판단해서다. 세계경제의 중심인 미국이 흔들리면서 주요국들에 미치는 여진도 불가피해진다.

여기에 글로벌 빅테크들의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대두된 '인공지능(AI) 거품론'까지 글로벌 경제에 균열을 더하고 있다. 시선을 중동으로 옮기면 이란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이르면 5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겨냥한 대규모 공세를 예고하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도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에 뉴욕증시를 시작으로 세계증시는 일제히 급락했다. 경기침체 충격파에 직면한 코스피는 이날 전장 대비 234.64포인트(8.77%) 하락한 2441.55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역대 최대 하락 폭이다. 하락률로는 2008년 10월 24일(-10.57%) 이후 16년 만에 최대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64.89포인트(2.42%) 내린 2611.30으로 출발해 가파르게 낙폭을 키우며 2600선과 2500선을 차례로 내줬다. 급기야 이날 오후 2시 14분께 8% 넘게 내리며 유가증권시장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 거래가 20분간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거래 재개 직후에는 코스피 지수가 10% 넘게 내리면서 잠시 24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이날 코스피 최저치는 282.23포인트(10.81%) 내린 2386.96이다. 이날 급락으로 코스피와 코스닥를 합친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약 235조원이 증발했다.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도 이날 하루만에 4451포인트 폭락하며 사상 최대 낙폭을 경신했다. 닛케이지수는 직전 거래일보다 12.4% 하락한 3만1458에 장을 마감했다. 장 중 한때 3만1156까지 떨어지기도 했다.대만 증시도 기술주를 중심으로 8% 넘게 떨어졌다. 홍콩 증시는 2.08% 내려간 1만6945.51로 마감했다.

환율까지 요동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50원대까지 하락하며 3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 6월 7일 1365.30원(오후 3시 30분 종가)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엔·달러 환율도 140엔대까지 빠졌다.
이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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