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째 제자리걸음 부산 엄궁1구역 재개발…비대위 “조합장·집행부·시공사 바뀌야”

기사승인 2024. 09. 24.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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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 "내년 상반기 사업 진행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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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상 엄궁1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지 전경. 대부분 주택이 비워진 상태다./ 허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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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상 엄궁1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지 내 대부분 주택이 비워진 상태다./ 허균 기자
부산 사상 엄궁1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이하 엄궁1구역)이 시작된지 2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제자리걸음이다.

지난 8월 조합장 A씨가 업무상 횡령 협의로 검찰에 송치돼 정비사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는듯했지만 여전히 안갯속이다.

2021년 구성된 비상대책위(이하 비대위)는 현 조합장과 집행부, 시공사가 모두 바뀌어야 사업이 진행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4일 비대위에 따르면 조합과 시공사가 맺은 도급공사 계약 내용 중 독소 조항이 있는데 이를 변경하지 못하면 시공사에 조합이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고 한다. 독소 조항은 △제9조 공사비 지급 △제18조 관리처분계획의 수립 △제21조 일반분양 등이다.

특히 비대위는 계약 내용 중 '공사비에 대해 시공사가 증액해야 한다고 판단하면 증액 금액을 조합원에게 추가로 부과한다'는 부분이 평범한 도급공사 계약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노예계약이라고 비난했다.

비대위의 한 관계자는 "조합과 시공사가 맺은 계약 내용 중 독소 조항이 수두룩하다"며 "사정이 이런 대도 아무런 조처를 취하지 않는 현 조합장과 집행부는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사업이 시작된 지 20년이 지났지만 아직 첫삽도 뜨지 못하고 있는 시공사 코오롱글로벌도 사업진행을 막는 걸림돌이라고 주장한다.

비대위는 2024년 국내 30대 건설사 부채 비율 비교에서 워크아웃이 진행되고 있는 태영(1위)에 이어 부채 비율 551.5%로 2위인 코오롱이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대해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조합이 총회도 열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해 사업 진행이 어려웠지만 시공사인 코오롱글로벌이 감내하며 지금까지 버텨온 것"이라며 "부채비율이 높은 것은 상반기 저금리로 자금조달을 많이 해 발생한 일시적인 현상이며 현재 대부분의 리스크 부분이 해소됐기에 사업 진행에 문제가 없다. 내년 상반기 사업 시작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시행사인 조합과 조합장은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한편 엄궁1구역 사업은 부산시 사상구 엄궁동 412번지 일원(대지 2만 323평)에 공동주택 1777세대, 상가 945평으로 구성되는 주택재개발 사업이다. 2005년 코오롱글로벌이 시공사로 선정돼 2020년 10월 관리처분총회를 통해 변경계약을 체결했다. 규모는 지하 5층~지상 35층, 13개동으로 총 3650억원의 프로젝트다. 전체 세대 중 조합원 502세대, 임대 100세대를 제외한 1175세대가 일반분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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