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원료 물김 가격은 과잉생산에 급락
일부 업체, 이익 감소 우려에 공급 조절도
해수부, 가격 안정 위해 생산·유통 동향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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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마른김(중품) 10장 평균 소매 가격은 4일 기준 1487원으로 1년 전(1103원)보다 34.8% 급등했다. 평년(937원)과 비교하면 58.7% 높은 수준이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을 봐도 1월 김 가격은 전년 대비 35.4% 뛰어 1987년 11월(42%) 이후 37년 2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반면 산지에서 생산되는 김 원료인 물김은 헐값에 거래되고 있다. 수협중앙회에 따르면 1월 22일∼2월 1일 평균 물김(㎏당) 위판 금액은 682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789원)보다 61.9% 급락했다.
이처럼 김 소매가와 산지 가격이 큰 격차를 보이는 이유는 물김 생산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물김 생산량은 지난해 10월~올해 1월 말 기준 8270만속으로 1년 전(7009만속)보다 18% 증가했다. 지난해 신규 양식 허가로 양식 면적이 늘어난 데다 작황도 좋아져서다. 이에 가공 업체들이 재고 부담과 처리 능력 부족 등을 이유로 매입에 소극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물김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가공 업체들이 재고 부담 등을 이유로 매입을 꺼리고 있고, 어민들도 경매에서 유찰되자 보관이 어려워 폐기 처분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홍래형 해수부 수산정책관도 "김 출하량이 급증하면서 일부 산지에서는 일시적으로 물김 폐기 현상이 발생하는 등 판로 확보에 애로를 겪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가공업체에서 공급을 조절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가공업체들이 공급과잉으로 김 소매 가격이 하락하면 이익이 감소할 것을 우려해 공급을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해수부는 김 수급·가격 불균형 문제를 개선하고 유통질서 교란행위를 점검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이날부터 주 1회 현장점검을 실시한다.
홍 정책관은 "오늘부터 전남 목포를 시작으로 매주 김 가공·유통업체를 방문해 가격, 보유물량, 최근 거래물량 등 생산·유통 동향을 점검하고 업체의 애로사항을 청취해 현장의 문제점을 적극 개선할 예정"이라며 "동시에 가격 하락을 예상하며 물김 수매를 미루는 등 시장교란 행위 등에 대응하기 위해 별도의 신고센터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해수부는 가공·유통업체에 물김 수매 자금을 저리로 융자 지원하는 김 민간수매 사업도 이달 중 실시한다. 판매처와 협력해 김 가격 안정을 위한 할인행사도 지속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