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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영풍에 ‘집중투표제’ 공세… 머스트도 지원사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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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승인 : 2025. 02. 05. 18:00

최 회장 지분 다수 영풍정밀 제안
MBK엔 타협… 화해 메시지 보내
이사회 의장엔 황덕남 변호사 선임
최윤범 회장이 고려아연 경영권 방어를 위해 썼던 카드인 '집중투표제' 도입을 이번엔 영풍 이사회에 던지며 전장을 옮겼다. 지난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서 적용해 이사진을 과반수 이상 확보하려 했던 전략이다. 최 회장은 MBK파트너스에는 대타협이 필요하다는 화해의 메시지를 보냈지만 영풍에는 공세를 펴는 모양새다. 여기에 행동주의펀드 머스트자산운용도 영풍 이사회를 향해 주주친화책 필요성을 지적하는 주주제안 내용을 공개하며 화력을 높였다. 

5일 영풍정밀은 오는 3월 열리는 영풍 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를 비롯해 현물 배당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의 건과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안건 등을 의안으로 상정할 것을 요구했다.  영풍정밀은 지난해 분쟁 직후 공개매수가 진행될 때 고려아연 지분 일부를 보유하고 있어 캐스팅보트로 떠올랐던 계열사이며, 최씨 일가 지분이 많다. 

영풍정밀은 "문제가 심각한 거버넌스를 개선하는 게 시급하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영풍정밀은 지난 3일 이 같은 내용의 '정기주주총회 안건 상정을 위한 주주제안의 건' 서한을 영풍 측에 전달했으며, 오는 11일까지 수용 여부를 회신할 것을 요청했다. 동시에 회신이 없을 경우 의안 상정 가처분 신청 등 주주로서 필요한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상법규정에 따라 정기주주총회 소집통지 및 공고에 주주제안 내용을 함께 기재해 줄 것도 영풍 측에 요구했다.

현재 영풍의 지분 구조는 장형진 영풍 고문 측이 50% 이상 보유하고 있으며, 최 회장 측은 영풍정밀, 선메탈코퍼레이션 등을 통해 15.15%를 보유 중이다. 집중투표제는 이사 선임 시 선임하고자 하는 이사의 수 만큼의 의결권을 1주당 부여하는 제도로, 소수 주주의 권리를 보호하는 명목으로 활용된다. 

다만 지난 고려아연 임시주총에서는 안건이 가결되더라도 다음 주총부터 도입하도록 법원이 제한했기 때문에, 이번 영풍 주총에서도 집중투표제가 통과해도 다음 주총부터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영풍 지분 3%를 갖고 있는 머스트자산운용도 주주 친화 정책을 빠르게 실행해야 한다 비판하고, 사외이사 추천 등의 주주제안 내용을 공개했다. 머스트자산운용은 자사주 소각과 액면분할은 간단한 절차를 통해 실행할 수 있다면서, 영풍의 시가가 극단적으로 저평가되고 있는데 이를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소한의 필수적 주주친화적 정책들의 조속한 실행을 다시 한번 요청드리며 다가올 정기주총에서, 혹은 그 이전에 실행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또한 경제개혁연대 출신의 전영준 변호사, 알스퀘어 부문대표를 맡고 있는 박응한 대표, 녹색전환연구소의 부소장을 맡고 있는 지현영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영풍이 환경 문제로 석포제련소의 조업 정지 처분을 받은 사안 등을 고려한 후보로 보인다. 

영풍에 대한 이 같은 조치는 MBK를 향한 메시지와는 다른 점도 눈길을 끈다. 고려아연 임시주총 다음 날이었던 지난달 24일 박기덕 사장은 "MBK가 명성에 걸맞은 명망 있는 사모펀드로서 고려아연을 위해 상호 협력할 수 있도록 소통과 대화를 통해 상호 신뢰를 쌓아가자"고 제안한 바 있다.

다만 MBK 측은 곧바로 최 회장 및 경영진들에 대한 고발 등을 이어가면서 사실상 이를 거절했다. 이날 영풍 역시 "최 회장이 스스로 벌인 일들을 제자리로 돌려놓을 생각이 없다면, 또 그동안 1대 주주를 무시하며 벌인 만행들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를 할 마음이 없다면 어떠한 타협도 기대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한편 이날 고려아연은 지난해 매출이 12조828억원으로 전년대비 24.5% 증가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7361억원으로 11.5% 증가했다. 또한 창사이래 처음으로 사외이사인 황덕남 변호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황 의장은 법률·노동 분야 전문가로 알려졌다. 또한 고려아연 창사 이래 첫 여성 의장에 이름을 올렸다.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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