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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달러 쇼크’… 은행권, 글로벌 영업 위축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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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강훈 기자

승인 : 2025. 01. 19. 17:52

'사업 다각화 전략' 계획 차질
수익성·자본적정성에 부정적

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육박하는 등 강달러가 지속되자, 은행권의 글로벌시장 진출 확대에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수익 다각화를 위해 해외시장 공략을 진행해 온 상황에서, 환율 상승이 외화자산 위험액(익스포저) 증가로 이어져 환평가손실 확대나 건전성 지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업계도 당장 실질적 악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강달러가 지속될 경우, 해외 영업에서 위축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19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18일 새벽 2시 원·달러 환율은 1457.7원으로 마감했다. 장중 1460.3원까지 오르며 1460원을 돌파하기도 했으나, 이후 조정을 겪은 후 전장 대비 1원 상승 마감했다.

환율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은행들의 수익성과 자본적정성 지표에 부정적이다. 작년 9월 말 기준 시중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SC·씨티·iM)의 외화부채가 295조원으로 외화자산보다 8조5000억원가량 많아, 환율 상승기 순외환거래손실 발생 가능성이 있다. 실제 과거 2021년~2022년 9월 말 환율이 오름세를 보일 때 3278억원의 순외환거래손실이 발생하기도 했다. 자본적정성 지표는 환율상승이 외화 위험가중자산 상승요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BIS자본비율과 보통주자본비율(CET1)의 하락이 전망된다.

물론 아직까지는 수익성과 자본적정성 지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평가다. 환평가손실은 전체 손익 대비 미미하고, 외화 위험가중자산의 변화는 환율뿐만 아니라 달러 기준 외화자산 규모에 영향을 더 많이 받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은행권 수익 다각화 전략의 핵심 중 하나인 글로벌 사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시중은행은 수익 구조 다변화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글로벌 공략을 강조하고 있다. 적극적인 해외 투자·영업은 외화자산 증가로 이어지게 되고, 환율 상승기 수익성과 자본적정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시중은행의 외화자산은 해외 영업 확대의 결과라는 평가다. 이들의 외화자산은 286조5000억원으로 총자산의 14.6%를 차지했다. 여기에 환율상승으로 원화환산액이 증가하면서 외화자산이 총자산 대비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시중은행 중 글로벌 수익 1위인 신한은행은 현지법인 10개(법인지점 146개, 단독법인 2개), 지점 14개, 법인자회사 1개, 대표사무소 3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2위인 우리은행은 미국, 유럽, 동남아 등에서 해외법인 11곳을 보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 NICE신용평가는 "국내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시중은행의 사업다각화 전략 등을 고려할 경우 해외 영업 확대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시중은행의 외화 익스포저의 추가 증가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더구나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내세운 '미국 우선주의'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정성을 키워, 당분간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이란 예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여기에 맞물린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강달러가 1년 이상 지속될 경우 일시적으로 해외 사업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현재 강달러는 불확실성이 높아 발생한 일종의 '공포현상'으로 추후 안정적 수준으로 조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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