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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동백꽃 필 무렵’ 공효진 “너무 울어 눈이 아팠어요”

[인터뷰] ‘동백꽃 필 무렵’ 공효진 “너무 울어 눈이 아팠어요”

기사승인 2019. 12. 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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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동백꽃 필 무렵'에서 동백을 연기한 공효진 인터뷰
공효진 /사진=매니지먼트 숲

 KBS 2TV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은 올해 지상파 미니시리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편견에 갇힌 동백(공효진)과 온 몸 바쳐 동백을 사랑하는 용식(강하늘),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옹산시 주민들의 이야기는 시청자의 웃음을 책임졌고 눈물을 쏙 빼놨다. 


싱글맘에 술집을 운영하며 각종 편견에 휩싸여 사는 동백은 그간 공효진이 연기하던 '러블리함'과 차별화된 캐릭터였다. 공효진은 아픔을 갖고 살아가는 '동백'을 위해 연기적으로도 변화를 줬고 이러한 노력은 '동백꽃 필 무렵'을 23.8%(닐슨코리아·전국 기준)의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게 만들었다. 


"그동안 연기했던 캐릭터 중 동백이 가장 사회성이 떨어지는 인물이에요. 사람들에게 애정도 없고 껍데기만 남았죠. 감정을 쌓는 것조차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삐딱한 사람이에요. 지금까지 했던 캐릭터와는 달랐던 만큼 다르게 연기하려고 노력했어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아는 변화였던 만큼 걱정이 많았죠. 대중들이 '똑같은 연기'라고 할까봐요. 그래도 무사히 잘 마쳐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왜 나에겐 '굳센 역할'이 많이 들어오는 걸까라는 생각도 했고요."


공효진은 어렵게 '동백꽃 필 무렵'에 출연할 수 있었다. 대본을 받았을 땐 이미 영화 촬영 일정이 잡혀 있어 편성과 맞지 않아 고사해야 했다. 하지만 너무나 재밌는 대본에 임상춘 작가에게 따로 연락해 '다음 회를 보여달라'고 했단다.


"같이 일을 안 하게 됐는데도 따로 연락을 드린 건 임상춘 작가님이 처음이에요. 4회까지 대본을 보고 '5회 보여주면 안 되겠냐. 출연은 못하지만 진짜 재밌게 볼 것 같다'고 말씀드렸더니 '나는 (공효진 씨를) 포기 못하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시기적으로 출연하기가 어려웠는데 마침 상대 배역을 한 강하늘 배우가 6월 제대여서 편성도 자연스럽게 밀렸어요. 너무나 하고 싶었던 작품이었는데 좋았죠."



임 작가와 소통을 많이 하며 동백을 만들어나간 공효진은 매회 예상치 못한 전개에 놀랐다고 했다. 마지막 회에서 연쇄살인범 '까불이'의 정체가 박흥식(이규성)으로 드러난 것마저 반전을 거듭한 장면이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동백이가 용식에게 '내가 용식 씨를 만난 게 기적일까요?'하고 물어요. 용식이가 '동백 씨는 그런 복권 같은 걸 믿냐'고 하니까 동백이 '나는 나를 믿어요'라고 하죠. 그때 알았어요. 동백이는 이런 아이였구나. 정말 예상하지 못한 대사였죠. 그래서 가장 인상 깊은 대사이기도 했어요."


공효진이 눈물을 흘릴 때마다 시청자도 함께 울었다. 유독 절절한 눈물 연기로 보는 사람들의 심금을 울려왔던 공효진은 이번 '동백꽃 필 무렵'에선 마음껏 울 수 있었다. 다만 소리 내어 크게 우는 장면이 많아 눈이 아팠다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저는 오랜 시간 공들여 눈물 연기를 준비할 필요가 없는 배우에요. '빨리 하고 끝내자'라는 마음으로 시작하고 바로 눈물을 흘리는 편이죠. 그동안은 대사를 하면서 눈물을 흘리곤 했는데 유독 동백이는 통곡하며 울었죠. 눈이 아플 정도였어요. 사실 대사들이 너무 좋아서 안 울려고 해도 펑펑 울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덜 운 장면이 방송에 나가기도 했어요."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동백은 어떻게 보면 '궁상맞아' 보일 수도 있는 캐릭터였다. 그러나 공효진이 연기한 동백은 '궁상맞지만 너무나 사랑스러운' 인물이었다. 


"궁상맞음과 사랑스러움의 간극을 대다수가 이해하기 쉽게 연기하려고 고민을 많이 했어요. 사실 미세하게 선을 넘어가면 안 되는 장면인데 제가 그런 부분을 잘 파악하고 있는 것 같아요. 분위기를 변주하면서 연기하려고 했죠."


"하늘이가 한참 동생이어서 감독님이 걱정했는데, 오히려 마지막엔 내가 더 어려 보이더라"라고 말하며 웃은 공효진은 40대를 앞두고 있지만 오히려 걱정을 덜었단다.


"40대 여배우요? 이번에 느꼈는데, 괜찮은 것 같아요. 이번에도 극중에선 용식보다 2살 연상인 동백이었지만 실제론 나이 차이가 꽤 났거든요. 감독님이 제가 욕먹을까봐 걱정이 많으셨대요. 그런데 결국 잘 해냈잖아요. 40대라도 괜찮아요. 앞으로 몇 살 연하와 연기를 할지 더 기대가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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