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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 말 한마디에 쏟아지는 비난 폭탄…위험한 ‘집단심리’

강사 말 한마디에 쏟아지는 비난 폭탄…위험한 ‘집단심리’

기사승인 2020. 01. 16.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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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인터넷상 집단심리 심각한 수준"…"집단에 대한 접근 신중히"
주예지
주예지 강사의 사과 영상 캡처./주예지 유튜브
스타 강사의 특정직업 비하 발언 논란으로 인터넷이 뜨거운 가운데 15일 전문가들이 ‘집단심리’ 폐단의 심각성을 강조하는 한편 인터넷 시스템상의 구조 개선과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날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는 수학 강사 주예지(26)를 비난하는 글과 댓글이 끊이지 않고 올라왔다. 주씨에 관한 뉴스 기사마다 수십 개부터 수천 개에 이르는 댓글이 달렸다. 전날 주씨가 자신의 유튜브 라이브방송에서 “(수능) 수학 가형 7등급은 공부를 안 한 것”이라며 “그렇게 할 거면 용접 배워서 호주 가야 돼”라고 발언한 것 때문이었다.

용접공 비하 논란이 불거지자 주씨는 개인방송 채널에 영상을 올려 사과의 말을 전했으나 이후에도 누리꾼들의 비난이 연일 계속됐다. 그러자 “사과를 했는데도 계속 비난하는 건 과하다”는 의견과 함께 주씨를 향한 학력·외모·인성 비하 등도 계속되자 누리꾼들의 ‘집단 광기’를 우려하는 시민들의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상에서의 잘못된 ‘집단심리(많은 사람이 집단을 이루었을 때 자제력을 잃거나 다른 사람의 언동에 따라 움직이는 심리 상태)’의 폐단을 지적하며 이에 대한 심각성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는데 입을 모았다.

김지호 경북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집단 심리는 본인이 문제를 판단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화내니까 나도 동참하게 되는 형태”라며 “그냥 받아들인 결과지만 자신의 판단이라고 생각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검색어 순위·추천 수 같은 포털과 SNS의 정보 제시 방식 자체를 바꾸지 않고서는 현재 환경 속에서 비난할 사람을 계속 찾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의학과 교수는 “인터넷상에서 집단심리로 모이는 사람들이 안 좋은 방향으로 갔을 때 흔히 말하는 ‘집단 광기’가 나올 수 있다”며 “가상공간이 인간의 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는 만큼 그 영향력도 커지고 있어, 양극단으로 치닫는 경우가 많은 현재 우리 인터넷상의 집단심리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권 교수는 이어 “자신의 의견을 내는 교육이 돼 있지 않은 것도 문제 중 하나”라며 “이런 현실과 가상공간에서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교육이 하나의 해결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전문가는 누리꾼들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정우 성균관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주씨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주목받는 스타 강사인 만큼 그 위치에 맞는 책임감을 갖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누리꾼들의 현재 반응이 다소 거친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누리꾼들의 ‘집단 광기’ 같은 형태로 몰아가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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