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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점원 없으니 좋다?…LG전자, 무인매장 직접 가보니

[르포] 점원 없으니 좋다?…LG전자, 무인매장 직접 가보니

기사승인 2021. 05. 3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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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전업계 최초로 선보여
26일부터 전국 9개 매장서 오픈
맞벌이 부부·직장인 이용 편리
"직원 없으니 제품에만 관심집중"
현장 직접구매 힘든 점 등은 한계
무인매장
LG전자는 지난 26일 국내 가전업계 최초로 무인매장을 오픈했다. LG전자의 무인매장은 서울·인천·경기·부산 등 총 9곳의 LG베스트샵이 대상이다. 사진은 29일 오후 9시 방문한 LG전자 일산본점 무인매장이다./사진=정단비 기자 2234jung@
29일 저녁 9시 찾아간 경기도 일산의 한 LG전자 야간 매장은 직원이 없는 ‘무인’ 매장이었다. 늦은 밤 불이 환하게 켜 있었지만 처음 들어섰을 땐 왠지 주인이 자리 비운 사이 몰래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어색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코로나19로 대면 자체가 부담스러운 요즘 오히려 혼자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구매 압박 없이 맘껏 구경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LG전자는 지난 26일 국내 가전업계 최초로 무인매장을 오픈했다. 무인매장으로 운영되는 곳은 서울 강서본점·금천본점·봉천점·불광본점·쌍문본점·서초본점 등 서울 지역의 6개 매장을 포함해 인천 부평구청점·경기 일산본점·부산 사상본점 등 총 9곳이다.

무인매장에 입장하려면 우선 매장 입구에 있는 QR코드를 통해 본인인증을 거쳐야한다. 인증 절차가 완료되면 출입문이 열리게 되고 그때부터는 자유롭게 매장을 돌아다닐 수 있다.

무인매장은 야간에만 운영된다. 직원들이 모두 퇴근한 저녁 8시 30분부터 자정까지(주말 포함)가 운영시간이다. 그러다 보니 평일 오전 방문이 어렵거나 주말에 별도로 시간 내기 힘든 맞벌이 부부 등 직장인들이 이용하기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기자 또한 퇴근하고 저녁식사를 마친 후에도 가벼운 마음으로 매장을 둘러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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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지난 26일 국내 가전업계 최초로 무인매장을 오픈했다. LG전자의 무인매장은 서울·인천·경기·부산 등 총 9곳의 LG베스트샵이 대상이다. 사진은 29일 오후 9시 방문한 LG전자 일산본점 무인매장이다./사진=정단비 기자 2234jung@
무인매장이라고 특별한 제품이 놓여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직원이 없고 고객도 많지 않다 보니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또는 놓치고 지나갔던 제품들까지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일반 매장은 때로 직원들의 과도한 친절이 부담스러워 필요한 업무만 보고 도망치듯 나오거나 단지 구경만 하고 싶어 들어갔다가 열심히 설명하는 직원에게 괜스레 죄책감(?)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무인매장은 오로지 제품들에게만 집중할 수 있다. 눈으로 먼저 살펴보고 직접 열어 보고 작동도 해보니 ‘사고 싶다’는 구매 욕구가 강해졌다.

딸과 함께 무인매장을 둘러보던 유 모씨(59)는 “원래는 스타일러 구매를 고민하고 있어 들렀는데 사람이 없어 편하게 둘러볼 수 있었다”며 “그러다 보니 구매를 고민하던 제품 외에도 냉장고, 세탁기 등 사고 싶어진 제품들도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직접 둘러볼 수 있어 오히려 나한테 적합하고 필요한 제품들을 찾아볼 수 있는 재미가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만 불편한 점도 있었다. 매장 곳곳에 무인정보단말기인 키오스크가 놓여있었는데, 반응 속도가 늦고 LG전자 공식 홈페이지에 연결되는 수준에 그쳤다. 구매에 필요하고 알찬 정보를 더 직관적이고 단순한 인터페이스로 제공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일부 키오스크에선 오류가 발생하기도 했다. 별도 대면 상담이 필요한 고객들은 키오스크를 통해 상담 예약을 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었지만 모든 정보를 입력하고 ‘매장 상담 신청하기’를 눌렀음에도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지 않고 예약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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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지난 26일 국내 가전업계 최초로 무인매장을 오픈했다. LG전자의 무인매장은 서울·인천·경기·부산 등 총 9곳의 LG베스트샵이 대상이다. 사진은 29일 오후 9시 방문한 LG전자 일산본점 무인매장에 놓여진 키오스크./사진=정단비 기자 2234jung@
관심이 있는 제품의 작동법이나 문의사항을 맞춤형으로 설명해주거나 답변해 줄 직원이 없다는 점은 무인 매장의 가장 큰 단점이다. 이에 LG전자는 각 매장의 카카오톡 채널에서 실시간 상담을 통해 이를 보완하고 있다. 현장에서 직접 구매할 수 없다는 것도 아쉬웠다. 현재 제품 구매는 홈페이지나 LG전자 앱 설치, 일반 매장 방문 등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충동구매를 막을 수 있어 좋았지만, 빠른 구매를 할 수 없다는 점은 무인 매장의 한계로 다가왔다.

그럼에도 비대면 시대, LG전자의 무인매장의 매력은 향후 고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고객 반응과 운영 결과 등을 다각도로 분석해 향후 무인매장과 운영시간을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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