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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美 IRA, 전기차 문제만은 아닌 이유

[기자의눈] 美 IRA, 전기차 문제만은 아닌 이유

기사승인 2022. 10. 10.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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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미 산업부 기자
미국 재무부가 북미산 전기차에만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시행한지 두 달 가량이 흘렀다. 북미에 전기차 공장이 없는 현대차와 기아가 당장 타격을 입는 큰 사안임에도 우리 정부가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법안 발효 이후 집중 대응으로 미국의 기류 변화를 이끌어 낸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지난달 말 조지아주 라바엘 워녹 상원의원은 현대차가 조지아주에 전기차 공장을 가동하는 시점인 2025년까지 IRA 보조금 지급 조항을 유예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미국 재무부가 IRA 보조금 혜택 관련 의견 수렴 절차에 돌입해 우리 기업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내용이 담길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IRA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섬과 동시에 미국 정부의 산업 정책에 대한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대응책 수립에도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근 미국 산업 정책을 들여다보면 전기차 외에도 한국 경제에 위협의 될 수 있는 요인이 많다는 우려다.

미국은 반도체·바이오 분야에서도 자국 중심주의, 중국 배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전기차·반도체·바이오는 우리의 전략산업과 정확히 일치한다.

핵심 시장과 첨단 기술력을 가진 미국과 긴밀히 공조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가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야 할지 역시 큰 고민거리로 남는 대목이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대중국 수출이 60%에 달하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시장이다.

해외 공장 증설로 대기업의 업황과 내수 사이 괴리가 생길 수 있는 부분도 대비해야 한다. 미국의 현지 투자 독려에 보조를 맞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현지 생산판매는 우리 수출 부진과 국내 일자리 축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은 현지 판매 호조로 호황을 누리지만 정작 국내 경제는 위축되는 괴리가 생길 수 있다.

미국의 IRA를 단순히 전기차 문제로만 보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미국의 보호무역기조에 이익은 극대화하고 피해는 최소화할 수 있는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정부 대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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