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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블랙스완, 조류 인플루엔자에 극도로 취약

호주 블랙스완, 조류 인플루엔자에 극도로 취약

기사승인 2023. 01. 25.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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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된 호주에 살면서 면역 체계 갖추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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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완(검은 백조)이 호주와 같이 지리적으로 고립된 곳에서 살면서 전염성 조류 질병을 극복할 수 있는 면역 체계를 갖추지 못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게티이미지
1697년 영국의 자연학자인 존 라삼이 호주에서 발견한 블랙스완(검은 백조)은 전 세계에 충격을 주었다. 백조는 희다는 고정관념을 무너뜨렸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레바논 출신 통계학자인 나심 탈레브가 '진리'라고 믿었던 것도 어느 순간 갑자기 무너질 수 있는 예로 소개하면서 유명해졌다. 확률은 아주 낮지만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그 결과가 매우 충격적인 경우 사람들은 블랙스완을 언급한다.

그런 블랙스완에게 큰 위기가 닥쳤다. 호주 공영 에이비시 방송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유전자 연구 결과 블랙스완이 조류 인플루엔자(AI)에 매우 취약한 이유가 치료가 불가능한 면역체계 이상으로 밝혀졌다면서, AI가 블랙스완의 미래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발견은 AI에 걸린 블랙스완이 모두 죽었다는 것을 발견한 과학자들이 블랙스완의 유전자와 북반구에 사는 흰 백조 유전자의 염기서열을 분석함으로써 알려졌다. 블랙스완이 지리적으로 고립된 곳에서 살면서 다른 종과 달리 전염성 조류 질병을 극복할 수 있는 면역 체계를 갖추지 못한 것이다. 과학자들은 다른 종과 달리 AI에 걸린 블랙스완은 아무 증상도 보이지 않고 갑자기 죽는다고 결론 내렸다.

이번 연구는 또 블랙스완이 색을 결정하는 유전자뿐만 아니라 다른 유전자도 흰색 백조와 매우 다르다는 것을 밝혔다. 연구자들은 이런 차이가 블랙스완이 흰색 백조와 공통 조상에서 갈라져 나올 때 흰색 백조보다 더 많은 유전자를 잃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7년 전 호주 빅토리아에서 발견된 AI는 호주의 야생 조류에서 발견되는 저병원성 바이러스가 가금류에서 진화한 것이라면서, 호주가 더 이상 AI의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경고했다.

가장 우려되는 AI 바이러스는 아직 호주에 도착하지 않은 H5N1으로 알려졌다. 과학자들은 올해 들어 유럽에서 창궐하고 있는 이 바이러스가 1990년대 후반에 처음 등장한 이후 '미친 듯이' 진화해 왔다면서, 최악의 경우 호주 블랙스완이 이 바이러스로 멸종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블랙스완을 구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중 한 가지는 호주 최남단 태즈메이니아나 뉴질랜드에 사는 블랙스완 중 AI에 대한 저항력이 더 높은 돌연변이 개체를 찾는 것이다. 이들을 이용해 AI에 강한 블랙스완을 전략적 번식 프로그램을 통해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비용이 많이 들지만, 우리가 인간을 위해 개발한 것과 같은 면역 요법 치료법을 만드는 것도 대안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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