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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마크롱 vs 차이잉원-매카시…더욱 치열해진 양안 외교 대결

시진핑-마크롱 vs 차이잉원-매카시…더욱 치열해진 양안 외교 대결

기사승인 2023. 04. 06.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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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대만해협에 다시 항모 급파, 무력 시위
양안_외교대결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오른쪽)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5일 미 로스앤젤레스 소재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에서 면담을 마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왼쪽 사진).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이 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롄허바오(聯合報)·로이터, 연합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의 최고 지도자인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5일(미국시간)과 6일(중국시간) 잇따라 올해 들어 가장 강도 높은 치열한 외교 대결을 진행,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자연스럽게 양안의 긴장은 상당 기간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6일 전언에 따르면 절대 상대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은 대결의 깃발은 차이 총통이 먼저 들어올렸다. 약 1주일 동안의 중남미 순방을 끝낸 전날 당초 예정대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에서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과 회동, 중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둘은 대화를 통해서도 중국에 대한 도발을 이어갔다. 우선 매카시 의장의 발언이 예사롭지 않았다. "대만 국민에 대한 미국의 지지는 확고하고 흔들림 없다. 우리의 책무를 중요하게 여기고 모든 미국인이 공유하는 가치들에 대한 우리의 약속을 다시 다짐할 것"이라는 요지의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게다가 회동 후 기자회견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그는 차이 총통에게 미국제 첨단 무기 및 장비들의 조속한 판매도 약속했다.

차이 총통도 거침이 없었다. "대만 평화 증진 방안을 계속 찾을 것"이라는 약속을 건넨 매카시 의장에게 시종일관 무기 및 장비의 조속한 판매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외에 차이 총통은 "미국의 흔들림 없는 지지는 대만 국민들에게 우리가 고립돼 있지 않고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시켜준다"면서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중국 외교부가 6일 발표한 대변인 담화를 통해 "양자 회동을 강렬하게 규탄한다. 우리는 앞으로 결연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해 국가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수호할 것"이라고 경고할 만했다. 실제로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중국은 매카시 의장과 차이 총통의 회동을 전후해 항공모함인 산둥(山東)함이 이끄는 대규모 전단을 대만 동남부 해역으로 보내 강력한 무력 시위를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6일 오후에는 시진핑 주석이 전날 에어버스와 알스톰 등 주요 기업 CEO(최고경영인) 50여 명을 대동하고 방중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미국과 대만의 도발에 맞불까지 놓았다. 시 주석은 우선 모두 발언을 통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중·유럽 관계 발전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믿는다"고 마크롱 대통령의 방중에 대단한 의미를 부여하면서 덕담을 건넸다.

이어 "양국 간 교역액은 비교적 빠른 성장을 이뤘다. 항공우주, 농업식품 등 분야의 협력은 중요한 성과를 거뒀다"고 강조한 후 "양국은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아프리카 발전 등 의제에 대해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하고 있다"면서 양국 관계도 높이 평가했다.

중국 입장에서 볼 때 만찬으로까지 이어진 회담 내용도 상당히 좋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 주도의 대중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 시도에 대한 우려 내지는 공급망 안정 수호와 관련한 마크롱 대통령의 비교적 긍정적인 입장을 끌어낸 것이 돋보인다. 정상회담을 시작했다고 중국 관영 중앙TV(CCTV)가 보도했다.

중국과 유럽의 관계 개선이 논의된 것 역시 높이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해야 한다. 이 정도에서 그치지 않는다. 시 주석은 마크롱 대통령과 함께 5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방중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유럽연합) 집행위원장과도 회동, 미국의 압박을 상당 부분 무력화하는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시 주석은 이어 7일에는 이례적으로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로 이동, 다시 한번 마크롱 대통령과 재대면할 예정으로도 있다. 그야말로 최상의 예우를 통해 프랑스와 EU를 확실한 우방으로 묶어두겠다는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행보가 아닌가 보인다. 양안의 치열한 외교 대결이 앞으로도 끝없이 이어질 것이라는 사실을 말해준다고 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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