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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일 외무장관 치열한 설전으로 정면충돌

중-독일 외무장관 치열한 설전으로 정면충돌

기사승인 2023. 04. 15.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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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대만·우크라 관련 이견 극심
14일 회담을 가진 중국과 독일의 외무장관이 양국이 관련된 각종 글로벌 현안들에 대한 이견으로 정면충돌했다. 서로 물러서지 않고 맞선 채 얼굴을 붉힐 정도로 치열한 설전 역시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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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베어벡 독일 외무장관. 14일의 양국 외무장관 회담에서 치열한 설전으로 정면충돌했다./제공=신화(新華)통신.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15일 전언에 따르면 친강(秦剛)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안나레나 베어복 외무장관은 전날 톈진(天津)과 베이징을 왕복하는 고속철에 함께 승선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등 외견적으로는 상당한 케미를 과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대화는 현안들에 대한 상당한 이견으로 인해 예상 외로 치열하게 전개됐다고 한다.

중국의 인권과 대만, 우크라이나 문제 등에 대해서는 13일 양국 외교장관 회담을 위해 2박3일 일정으로 방중한 베어복 장관이 전랑(戰狼·늑대 전사) 외교의 상징적 인물인 친 부장 못지 않게 상당한 강경파이기 때문이 아니었나 보인다. 이 사실은 14일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열린 친 부장과의 중-독일 외교안보 전략대화 후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그대로 드러나기도 했다.

우선 베어복 장관은 "중국이 글로벌 파워로 부상한 방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역점을 두는 '중국식 현대화' 드라이브에 찬물을 끼얹는 도발에 가까운 발언을 했다. 이어 "유럽은 확장주의와 압제, 식민주의로 부상했다. 그래서 2049년까지 세계의 강국이 되겠다는 중국의 목표 천명을 사람들이 주의깊게 듣고 있다"면서 "이 사람들은 중국이 어떤 길을 택할지 묻고 있다"고도 언급, 시 주석이 목표하는 방향성에 의문도 표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베이복 장관은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해서도 "중국이 우크라이나 문제의 해결책에 헌신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은 좋은 일"이라면서 중국이 2월에 발표한 '정치적 해결을 위한 입장'을 긍정 평가하면서도 "러시아에게 전쟁을 중단하라는 요구는 왜 중국의 입장에 포함되지 않는지 궁금하다"고 언급, 친 부장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현상 변경은 우리 유럽인들에게 용납될 수 없다"면서 최근 중국이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로 실시한 고강도 무력시위를 사실상 직접 겨냥했다. 베어복 장관은 또 중국이 극도로 민감해하는 영역 중 하나인 '인권'에 대해서도 소신 발언을 잊지 않았다. "중국에서 시민사회 참여가 계속 위축되고 있다. 인권이 점점 제약받고 있다. 이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친 부장에 피력한 것이다.

당연히 친 부장 역시 전랑 외교의 상징적 인물답게 조목조목 반격을 가했다. 그러나 워낙 처음부터 극명하게 차이가 나는 이견을 좁히기는 쉽지 않았다. 이 점에서 보면 베어복 장관이 중국을 직접 겨냥한 미국의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것만 해도 큰 성과가 아닌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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