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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자녀 체벌 금지 논쟁...호주 아동 60%가 체벌 경험

불붙은 자녀 체벌 금지 논쟁...호주 아동 60%가 체벌 경험

기사승인 2023. 05. 0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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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교육에 도움이 되는 체벌은 없어
부모와 아이의 존엄성을 지키는 교육을 해야
Paolo_Monti
교육 전문가들은 자녀 체벌에 물리적 힘을 쓰는 것은 자녀의 약점을 이용하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한다./사진=위키피디어
호주에서 자녀 체벌을 금지하자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전 세계 65개국이 자녀 체벌을 금지하고 있지만, 호주는 여전히 폭력적이지 않은 체벌은 허용하고 있다. 호주 나인 뉴스는 생각보다 자녀 체벌 관행이 널리 퍼져 있다면서, 자녀 체벌이 효과보다는 부작용이 크다고 보도했다.

대릴 히긴스 호주 가톨릭 대학교 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16세에서 24세 사이의 자녀 중 60%가 적어도 4번 이상 부모에게 체벌받은 경험이 있었다. 또 어릴 적 체벌을 경험한 사람이 성인이 된 후 불안감과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두 배 높다는 것이 밝혀졌다. 특히 물리적 힘을 사용한 체벌은 젊은 부모보다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두 배 더 많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물리적 체벌은 힘의 과시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감정적으로 냉정한 상태든 화가 난 상태든 의도적으로 물리적 힘을 쓰는 것은 자녀의 약점을 이용하는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체벌을 허용하는 사회는 '생존 편향'이라는 논리로 스스로를 합리화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생존 편향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고려하지 않고 어려운 과정을 통과한 사람들만 생각할 때 발생한다. 체벌이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논리는 체벌로 상처를 입은 사람들에게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육아 전문가인 바버라 씨는 부모들이 자녀 교육에 대한 입장을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효과가 있다면, 그것을 하라"는 사고방식을 "그것이 효과가 있고 아이와 내 자신의 존엄성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그렇게 하라"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

철학자인 데이먼 영 역시 "누구도 작고 약한 사람을 다치게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하지 않는다"면서, 자녀에게 존경과 순종을 받기 위해 신체적 힘에 의존하는 부모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세기 철학자인 한나 아렌트는 "모든 행동과 마찬가지로 폭력의 실천은 세상을 변화시키지만, 가장 가능성 있는 변화는 더 폭력적인 세상이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녀에 대한 체벌을 고민하는 부모들이 이 말의 의미를 잘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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