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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중국 남중국해 분쟁, 녹슨 필리핀 군함이 연루된 까닭은

필리핀-중국 남중국해 분쟁, 녹슨 필리핀 군함이 연루된 까닭은

기사승인 2023. 08. 08.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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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의 세컨드 토머스 암초에 좌초된 필리핀 해군 함정 BRP 시에라 마드레의 모습. /AFP 연합뉴스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필리핀의 분쟁이 또 다시 발생했다. 물자를 보급하려던 필리핀 해경선을 향해 중국이 물대포를 쏘며 격화된 갈등의 중심엔 녹슨 필리핀 군함이 있다. 중국은 8일 외교부 대변인 명의 입장문을 통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중국명 난사·필리핀명 칼라얀) 군도에 좌초된 군함을 즉시 예인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AFP의 보도에 따르면 사건의 발달은 지난 5일, 중국 해경이 스프래틀리 군도 내 세컨트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에 좌초된 필리핀 군함 '시에라 마드레'에 보급품 등을 전달하려던 필리핀 해경선을 향해 물대포를 쏘면서 시작됐다. 필리핀은 이곳에 좌초된 자국 군함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10명 안팎의 해병대원을 상주시키고 있다.

해당 군함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의 탱크 상륙함 USS LST-821으로 건조됐다. 베트남 전쟁에도 참전해 미군의 상륙작전을 도왔다. 미군에서 퇴역한 해당 군함은 남베트남 해군에 넘겨졌다가 남베트남의 패망 직전 사이공 항구를 탈출해 필리핀으로 투항, 필리핀 해군에 인수돼 BRP 시에라 마드레란 이름을 받게 됐다.

1990년대 후반부터 중국이 남중국해 상에서의 영유권을 확대하려 하자 필리핀은 1999년 시에라 마드레를 세컨드 토마스 암초에 고의로 좌초시켰다. 오래된 배를 고의로 좌초시켜 자국 해병대원들을 상주시키며 전초기지로 활용하는 일명 '알박기'인 셈이다. 해당 선박을 직접 봤다는 한 외신기자는 8일 아시아투데이에 "폐함 상태의 선박"이라며 "곳곳이 녹슬었고 당장 태풍에 날아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지만 최전선에서 필리핀 영해를 지키고 있는 셈"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필리핀이 불법으로 해당 암초를 점거하고 있다고 항의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8일 "필리핀은 즉각 좌초된 군함을 예인하고 런아이자오를 무인·무시설 상태로 돌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대포를 발사한 것 역시 필리핀이 여러 차례 협상 제안에도 불구하고 군함 수리 자재를 운반한 탓에 중국이 자국의 주권과 해양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필리핀 외교부는 지난 7일 황시롄 필리핀 주재 중국 대사를 초치, 자국 해양경비대 함정에 물대포를 쏜 중국에 강하게 항의했다. 필리핀은 2020년 이후 남중국해 상에서의 불법 활동에 대해 중국에 400건 이상의 외교적 항의를 표명했다며 "아융인을 절대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필리핀의 동맹인 미국도 국무부를 통해 중국의 행동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직접적으로 위협한다"고 비판했다. 중국 역시 미국이 "필리핀의 중국 주권 침해를 노골적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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