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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경제 전환 속도 내는 호주…현금 사용 비중 13%까지 감소

디지털 경제 전환 속도 내는 호주…현금 사용 비중 13%까지 감소

기사승인 2023. 08. 23.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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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계층에게는 여전히 현금이 주요 결제 수단
getty
현재 호주에서는 경제 편의성, 투명성, 안전성 향상을 위해 현금을 단계적으로 폐지하자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게티이미지
호주가 디지털 경제로 빠르게 전환하면서 현금 사용이 대폭 줄고 있다. 2022년 전체 결제에서 현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13%에 그쳤고, 현금을 주요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는 사람은 7%에 불과했다.

호주 공영 에이비시(ABC) 방송은 23일(현지시간) 휴대전화를 이용해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기술이 보급되면서 현금 사용 감소 추세가 빨라지고 있다면서 신용카드나 직불카드조차도 구식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현금 사용은 온라인 쇼핑이 급증했던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2년 동안 급감했으며, 이후 회복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경제의 편의성, 투명성, 안전성이 향상되면서 국제통화기금(IMF)과 같은 국제기구 역시 현금을 단계적으로 폐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완전한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은 어려운 사람들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65세 이상 인구 5명 중 1명은 현금을 주된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었고, 저소득층이 부유층보다 현금을 더 자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세계 최초로 현금 없는 경제를 도입한 국가 중 하나인 스웨덴에서는 은행 지점에서 현금 취급 시설을 완전히 없애면서 소외 계층의 금융 소외에 대한 반발이 거세게 나오기도 했다. 디지털 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현금 취급 인프라를 없애면서 취약 계층을 방치했다는 것이다.

일상적인 거래에서 현금에 대한 수요는 감소하고 있지만 실물 화폐는 여전히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호주 중앙은행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25% 이상이 현금에 접근하거나 사용하기 어려울 때 불편함이나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답했다.

팬데믹 이후 물건을 사고파는 데 사용하는 현금의 양은 계속 감소하고 있지만, 전 세계에 유통되는 현금의 양은 급증했다. 사람들이 현금을 교환수단으로 사용하지 않고 일종의 자산 보존 장치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홍수나 산불과 같은 긴급 상황에서는 현금이 왕이 되기도 한다. 전기와 통신이 중단되면 디지털 네트워크를 통한 사람들의 자금 접근이 중단되기 때문이다. 2022년에 발생한 호주 대홍수 당시에는 지역 신용 조합이 몇 주 동안 정전이 지속된 피해 마을에 헬리콥터를 대절하여 현금이 가득 찬 현금 지급기를 전달하기도 했다.

불법 이민자와 같은 서류 미비 근로자들 역시 취약 계층으로 꼽힌다. 카드 사용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금은 온라인 금융 서비스와 카드 사용이 제한적인 가정 폭력 피해자에게 생명줄이 될 수도 있다. 잠재적으로 폭력적이거나 학대적인 배우자로부터 현금을 숨기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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