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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엠바고’, 공생을 넘어 상생으로 가기 위한 약속

[기자의눈] ‘엠바고’, 공생을 넘어 상생으로 가기 위한 약속

기사승인 2023. 09.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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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희 기자
/권대희 사회2부 기자
얼마 전 서울시청 기자단에 해프닝이 있었다. 사고의 발단은 한 언론사 기자가 엠바고(embargo)를 지키지 않았다.

해당 언론사는 지난 8월 22일 국토부와 서울시 공동으로 오후 엠바고가 걸려있던 사안에 대해 오전 온라인 뉴스를 먼저 보도하며 문제를 야기했고 이후 엠바고 파기 언론사에 대해 시청 기자단내 징계가 검토됐다. 해당 언론사 선임기자에 따르면 올초 갓 수습 딱지를 뗀 기자의 경험 부족과 원활하지 못했던 팀 내부 소통, 석간 매체 특성상 오후 취재 일정에 대한 간과를 인정하고 책임을 통감했다.

문제의 언론사는 엠바고 파기 인지 후 곧바로 기사 정정 등 적극적인 사태 수습에 나섰고 기자단이 내린 처벌은 '피자' 돌리기, 사고가 해프닝으로 끝난 순간이었다.

엠바고란 일정시점까지 보도금지를 뜻하는 것으로 보통 출입처에서 나오는 보도자료에 엠바고 시간을 표기하고 있다. 엠바고는 본질적으로 불가피성과 통제성이라는 측면을 동시에 지니고 있어 이번의 경우처럼 엠바고가 깨져 문제가 불거지기도 한다. 즉, 국민의 알권리 침해와 국가 및 기관의 정보 유출에 따른 폐해가 늘 공방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언론에서 엠바고의 역사는 연합군이 제2차 세계대전을 성공으로 이끈 노르망디 상륙작전 당시 언론이 작전을 먼저 알았지만 작전의 성공을 위해 특종을 포기하면서까지 보도를 미뤘다는 훈훈한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수 많은 엠바고 사례들은 언론사의 특종과 단독보도라는 보도 경쟁에서 문제를 야기시킨다.

엠바고는 일종의 약속이다. 취재원과 기자간, 출입처와 언론사간, 기자들간의 약속, 서울시의 경우 언론사와 홍보를 위한 공생관계 속에 언론사간 보도 경쟁 또한 간과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특종, 단독보도 보다 중요한 가치는 선의의 경쟁을 통한 언론 윤리를 지키는 것, 바로 약속을 지키는 것이 아닐까? 해프닝으로 끝난 시청 기자단 엠바고 소동은 무한경쟁 속에서도 역지사지(易地思之)가 피자로 귀결된 상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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