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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한국사회 탈종교화, 종교의 가치 묻다

[기자의눈] 한국사회 탈종교화, 종교의 가치 묻다

기사승인 2023. 10. 18.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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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탈종교화 가속도...2023년 무종교인 63%
과거에 기여한 효용은 다해...새 아젠다 제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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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에 대한 한국인들의 속내를 알기 쉽지 않다. 다만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지표가 있다. 바로 종교 인구의 증감이다.

개신교계가 만든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최근 19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연구·분석한 '2023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신앙의식 조사'를 보면 종교인은 37%, 무종교인은 63%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1998년 첫 조사를 시작한 이래 25년에 걸친 연구로 믿을 만한 데이터에 속한다. 이 리포트에 따르면 1998년 이래 종교인 비율이 무종교인보다 계속 앞서가다가 2017년 무종교인 비율이 종교인을 앞질렀다. 그 이후 무종교인이 점차 늘면서 종교인과 격차가 벌어지는 추세다. 전반적으로 2012년 이후 탈종교화 속도가 매우 빠르게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대별로 어릴수록 종교인구는 줄어든다는 점이 흥미롭다. 가장 젊은 29세 이하 종교인구 비율은 19%에 불과했다. 이는 한국사회가 이미 탈종교 사회로 변해간다는 것이며, 종교가 한국 사회에 어떤 효용을 주고 있는가 답해야 하는 시점이 왔다는 뜻이기도 하다.

현재 한국사회의 종교 대부분은 한국전쟁 이후 물질적인 빈곤을 극복하는 가운데 정신적 공허함도 함께 메워주면서 같이 성장했다. 아울러 민주화 운동이 한창일 때는 시민사회와 연대해 우리 사회를 성숙하게 만드는 데 기여했다.

2012년부터 탈종교화가 속도를 냈다는 건 종교계의 제시한 기존의 가치가 그 시점을 기점으로 효용성을 잃었다는 뜻이다. 종교 지도자들은 그들의 종교 안에서 새로운 아젠다를 발굴해야 한다. 근본 가르침을 전승하는 부분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가치를 사회에 줘야 한다. 역사를 보면 모든 종교는 새로운 아젠다를 제시하는 종파·종단이 나와서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다. 21세기를 맞아 과학기술이 한 차원 올라갔듯이 우리사회 종교도 한 단계 도약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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