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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칼럼] 2024년 딥비즈니스와 딥크리미널 그리고 에포케

[외부칼럼] 2024년 딥비즈니스와 딥크리미널 그리고 에포케

기사승인 2023. 11. 27.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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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고려대학교 Human-inspired AI연구소 교수 이미지.
2024년은 변곡점이다. 신입사원은 선배에게 물어보지 않는다. 선배는 신입사원 지도에 진땀을 빼지 않는다. 신입사원이 선배 챗봇과 대화를 하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을 모르는 신입사원이 선배 챗봇을 개발한다. 신입사원이 한 일은 단지 초거대 AI에게 선배를 공부하도록 한 것이 전부다. 신입사원은 종사하는 분야에서 아주 뛰어난 선배들을 초거대 AI에게 추가로 공부시켰다. 유능해진 선배 챗봇은 초거대 AI 유료 마켓에서 날개 돋친 듯 팔린다. 신입사원이 근무하는 회사는 예상치 못한 시점에 예상치 못한 비즈니스모델로 과거에 없던 혁신적인 성과를 창출한다. 이제 신입사원이 근무하는 회사는 기존의 업무 프로세스를 폐기하고, 신입사원이 새롭게 시도한 프로세스로 전면 개편한다. 무엇이 보이는가. 2024년은 거의 모든 분야에서 급속도로 진입장벽이 순식간에 소멸하는 것을 무섭게 경험할 것이다. 인류가 단 한 번도 체험하지 못한 업무 방식으로 일을 할 것이다. 그렇지만 초거대 AI 특성에 기인한 보안성 이슈와 해자의 상실로 더욱더 절박해진 브랜딩 투자로 지속적인 비용 투입의 압박에 강제적으로 내몰릴 것이다.

2024년은 딥크리미널의 시간이다. 초거대 AI에게 세상의 모든 범죄를 공부시킨다. 초거대 AI는 거대한 메피스토로 재탄생한다. 메피스토는 파우스트에서 인간을 파멸로 이끄는 악마다. 책 밖으로 뛰쳐나온 메피스토는 일종의 범죄 합숙 훈련 챗봇이다. 무엇을 물어보든 아주 편하고 체계적으로 범죄 시나리오를 보여주며, 종국에는 체화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다. 그 결과, 예상치 못한 시점에 예상치 못한 범죄 모델로 과거에 없던 범죄수익을 폭발적으로 거머쥘 것이다. 기존의 범죄 프로세스는 폐기되고, 메피스토 방식의 범죄 프로세스는 코로나처럼 부지불식간에 전염될 것이다. 무엇이 들리는가. 2024년은 급속도로 범죄 시도의 진입장벽이 한순간에 낮아지는 것을 두렵게 체득할 것이다. 인류는 켜켜이 쌓아왔던 자신을 지키는 시스템에 심각한 균열이 발생하는 것을 마주할 것이다. 판도라의 상자는 이미 열렸다.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돌이킬 수 없는 사회적 재난이 그려진다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현격히 낮추는 지혜에 과감하고 신속하게 투자를 단행해야 한다.

2024년은 에포케가 필요하다. 에포케는 큰 괄호를 그려놓고 그 속에 모든 것을 집어넣은 후에 아이의 눈으로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초거대 AI를 활용하여 돈만 벌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해도 되는가? 초거대 AI로 생명과 지구생태계를 보전하는 데 우선순위를 가장 먼저 두어야 하지 않을까? 초거대 AI를 망치와 같은 도구보다 믿을 수 있는 파트너로 재정의하는 통찰은 어떤가? 우리는 2024년을 어떻게 살고 싶은가? 초거대 AI라고 쓰고, 임팩트 스타트업이라고 읽어보면 어떨까? 모든 생명이 존엄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데 지장을 초래하는 숱한 걸림돌을 제거하여 비즈니스 가치와 지구생태계 보호 가치를 추구하는 인류의 새로운 시스템, 초거대 AI? 초거대 AI의 기술 발전 속도는 지수함수의 궤적을 그린다. 에포케도 혁신이 필요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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