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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가자지구 전쟁 종식돼 새로운 테러의 불씨 되지 말아야

[칼럼] 가자지구 전쟁 종식돼 새로운 테러의 불씨 되지 말아야

기사승인 2024. 01. 0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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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성 동덕여자대학교 교수
하마스의 무차별 테러 공격은 분명 인도주의에 반하는 것으로 비난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대응 보복행위도 전쟁 범죄 그 이상의 참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가자지구는 길이 41㎞ 폭 10㎞로, 220만 명이 거주하는 세계 최대 인구 밀집 지역이다. 이곳에 대한 폭격과 침공은 수많은 민간인의 대학살이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는 예고된 것이었다.

지난 12월 가자지구 보건부는 "10월 7일 전쟁 발발 이후 가자지구에서 2만 명 이상이 숨졌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중 아동이 8000여 명, 여성이 6299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약 70%를 차지한다. 이제 가자지구는 물과 식량에 이어 전기와 통신도 차단되는 등 그야말로 유령도시가 되어가고 있다. 병원들도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 유엔은 긴급 총회를 통해 하마스와 이스라엘에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120개국의 찬성으로 채택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들은 자국 이익을 고려할 뿐 전쟁을 멈추라는 말 만하고, 외교적인 강력한 저지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완전한 소멸이 완료될 때까지 전쟁을 지속할 것이라 한다. 그렇다면 죄 없는 아이들과 여성들 그리고 민간인들의 죽음은 계속되어야 하는가? 인권도 정의도 존재하지 않는 저 공간에서 일어나고 있는 참상을 우리는 언제까지 방관만 하고 있을 것인가?

휴전을 원하는 국제여론의 강압에 따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내 하마스 무장단체 간의 전쟁 강도는 조금씩 약화 될 것이다. 그래도 전쟁은 어떤 형태로든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양 국가 간 종교와 정치적 목적이 상이하기 때문이다. 더 걱정되는 것은 이번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이 향후 새로운 복수극으로 진화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전쟁의 참상을 목도한 팔레스타인의 새 세대들이 과격한 테러단체로 변화되지는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 심지어 새로운 중동전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구가 갖는 환경재앙, 총성 없는 무역 전쟁 그리고 국가 간, 민족 간 전쟁과 위협은 작금 우리의 일상이 되고 있다. 그래도 세계는 이 지속적인 비극의 역사 속에서 반성과 정치적 결단으로 나름 문제를 극복해 왔다. 그런 점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도 어떤 형태로든 휴전 속에 일시적인 평화로 종결될 것이다. 이 전쟁의 원인과 동기가 무엇이든 국제사회는 이 무고한 죽음을 더는 수수방관하지 않으리라고 필자는 기대한다. 우선 가자지구에 약품과 물과 식량이 전달되고 지역 내 안전지대도 확보되어야 할 것이다. 병원도 본연의 치료 기능을 다 할 수 있도록 선 지원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유엔과 각국의 지원 참여가 전제되고 실제 행동으로 옮겨져야 할 것이다. 그래서 전쟁종식이 이루어진다고 한다면 국제사회가 잊지 않고 해야 할 중요한 과제들이 있다. 전쟁이란 미명 하에 저질러진 무고한 생명에 대한 학살의 책임소재가 가려지고 당사자들을 처벌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간인에 대한 테러행위와 무차별 폭격이 평화협상의 조건으로 용인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나아가 두 나라 간의 평화는 유엔이나 강대국의 정치적 의도로 잠정 봉합되기보다는, 두 나라 국민의 생각과 의지가 충분히 반영되는 방식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역사가 남긴 분쟁의 악순환을 더 거듭해서는 안 된다. 이스라엘은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에게 당한 무고한 죽음에 대한 아픈 역사를 안고 있다. 그 역사의 비극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가자지구의 전쟁은 더더욱 종식되어야 한다. 가자지구의 비극이 새로운 테러의 불씨가 되지 않길 바란다. 그러기에 평화를 요구하는 양심적이고 정의로운 국가와 시민들의 행동이 더욱 절실하고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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