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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남은 총선, 들썩이는 정치 테마주

두 달 남은 총선, 들썩이는 정치 테마주

기사승인 2024. 02. 27.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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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상황 따라 요동치는 테마주
‘저PBR’ 실망에 ‘정치’로 관심 이동
기초체력 무관…주가 결국 제자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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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자, '정치 테마주'가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시장의 이목을 끌었던 '저PBR주'에 대한 관심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 약해지면서, 정치 테마주로 수요가 옮겨가는 모양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테마주인 덕성이 이달 들어 80% 가량 올랐으며, 국회의원 출마에 나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테마주 화천기계 또한 10% 가량 상승했다.

정치 테마주는 특정 정치인이나 정책 등에 따라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의 주가가 등락하는 종목을 의미한다.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과 상관이 없다 보니, 주가 변동성이 크다. 향후 총선 판세에 따라 주가는 급변할 수밖에 없어, 손실 위험이 상당하다.

과거 대선 관련 정치 테마주(이화공영·EG·에스메디)를 살펴봐도 이 같은 경향은 두드러진다. 실적 등 기초체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단순 인맥·정책 등으로 주가가 움직이기에 정치 이벤트가 종료된 후 주가는 제자리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테마주로 꼽히는 덕성과 와이더플래닛, 대성홀딩스의 주가가 오름세를 보였다. 올초 7000원대에 주가가 형성됐던 덕성은 지난 15일 1만12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으며, 작년 12월 3000원대였던 와이더플래닛은 이달 들어 1만50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대성홀딩스는 한동훈 전 법무부장관이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수락한 작년 12월21일 이후 주가가 1만원을 넘기도 했다.

조국 전 법무무 장관의 테마주인 화천기계는 3000원대의 주가를 유지하다가 국회의원 출마와 신당 창당 선언에 주가가 4500원을 넘어섰다.

덕성은 2022년 대통령 선거 당시 재직 중인 대표이사가 윤석열 후보와 서울대 법대 동문이라는 이유로 윤석열 대통령 테마주로 묶였고, 이후 한동훈 비대위원장 테마주로 넘어갔다. 와이더플래닛은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고등학교 동창인 배우 이정재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곳이며, 대상홀딩스는 이정재씨의 연인으로 알려진 임세령 부회장의 존재로 인해 한동훈 비대위원장 테마주에 포함됐다.

화천기계는 전 사외이사 중 한 명이 조국 전 장관과 미국 버클리대학 로스쿨 동문이라는 점 때문에 조국 테마주로 분류됐다.

서학 개미들도 정치 테마주에 관심을 보였다. 미국 45대 대통령이자, 60번째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의 유력 후보로 꼽히는 도널드 트럼프의 테마주인 '펀웨어'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펀웨어는 지난 2020년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 측의 모바일 앱을 개발·지원했던 기업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경선에서 연일 승리를 거두자, 8센트에 불과하던 주가는 지난달 23일 43센트까지 올랐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펀웨어는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 순매수 종목 상위 50위에 들기도 했다.

이들 정치테마주는 22대 총선·미국 대선 시기로 다가갈수록 들썩였다가, 다시 제자리를 찾아갈 가능성이 높다. 이는 과거 정치 테마주 사례에서도 볼 수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공략이었던 대운하의 수혜주로 테마주에 묶였던 이화공영은 이명박 테마주로 분류되기 전 주가가 2700원대였으나, 17대 대선 투표 다음날인 2017년 12월20일 2만4950원까지 상승했다. 이후 3만8150원까지 올랐다가 주가는 계속 하락해 최근(26일 종가 기준) 3130원으로 테마주 전 수준까지 떨어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이 최대주주한 이유로 테마주가 됐던 EG 또한 주가 흐름이 비슷하다. 2만8200원 수준이었던 주가는 18대 대선 투표 다음날인 2012년 12월20일 4만4550원으로 상승했다. 이후 4만6600원까지 올랐지만, 결국 1만90원(26일 종가 기준)으로 하락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테마주는 변동시기가 더 짧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관련성으로 테마주가 된 에스메디(옛 우리들휴브레인)의 주가는 6100원 수준이었으나, 18대 대선 과정에서의 당시 문재인 후보 중심으로 단일화가 일어났던 2012년 11월19일 2만2447원까지 올랐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투표에서 패배한 후 주가는 7318원으로 하락했으며, 현재 주가는 26일 기준으로 436원에 불과하다.

이는 당연한 흐름이다. 기업 기초체력과 상관없이 특정 정치인과의 관계에 따라 주가가 움직였기 때문이다. 이화공영은 최근 5년 사이 영업이익이 10억원을 넘은 적이 없으며 2021년에는 4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EQ는 2022년과 2020년, 2018년 영업손실을 냈다. 에스메디는 최대주주 변경으로 사명이 바뀐 상황에서도 영업적자를 지속, 현재 매물로 나온 상황이다.

정치테마주는 주가가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손실 가능성이 크며, 주가 조작 세력의 타깃이 될 수도 있다. 결국 손실 위험이 크기에 투자자가 유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적극적인 감시 등을 예고하고 있지만, 사실상 정치테마주 관련 투자 피해를 막기란 역부족이다"며 "결국 투자자가 주의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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