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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올해도 성과급 ‘내홍’…노조 “특근거부 등 투쟁”

현대차그룹 올해도 성과급 ‘내홍’…노조 “특근거부 등 투쟁”

기사승인 2024. 02. 2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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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모비스 노조, 내달 특근·잔업 거부
사측, 특별성과급 지급 방식 변경…"교섭서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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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기아 사옥 전경./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연초부터 노조 리스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회사가 특별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하자 노조가 투쟁을 무기로 압박에 나선 것이다. 당장 노조가 특근 거부를 예고하면서 완성차 생산 차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노조는 사측의 특별성과급 미지급에 대한 반발로 내달 1일부터 10일까지 휴일 특근과 잔업을 거부하는 등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전날 현대차 노조가 확대운영위원회에서 정한 지침에 따른 것이다.

또 이들 노조는 내달 5일 정기 대의원 대회 이후 대의원 본관에서 특별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는 항의 집회를 열 방침이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기아 본사 앞에서도 3사 노조가 함께 상경 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2022년부터 임금교섭에서 정한 성과급과 별개로 연초에 특별성과급을 지급해왔다. 2022년에는 품질 및 안전성 평가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달성했다며 400만원을, 작년에는 글로벌 판매 '톱3'에 오른 데 대한 보상으로 400만원과 주식 10주를 지급했다.

다만 올해부터는 특별성과급을 별도 지급하지 않는 대신 단체교섭에서 합리적 보상안을 논의하는 방식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경기 침체로 전국민적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특별성과급을 지급할 시 발생하는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특별성과급이 연간 총 성과 보상과 별개로 인식돼 노사 간 혼란이 가중됐다는 점도 회사가 성과급 지급 방식을 변경한 이유다. 그룹 내 한 회사가 특별성과급을 지급했을 때 다른 계열사로 특별성과급 요구가 확산되며 노조 간 갈등이 벌어지는 상황도 방지하려는 조치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 23일 직원들에게 이메일로 발송한 담화문에서 "총 성과 보상 관점에서 임금 교섭을 진행하고 이를 최대한 조기에 마무리해 성과에 대한 보상이 빠르게 체감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도 "단체교섭에서 합리적인 보상이 될 수 있도록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노조는 사측의 방침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특별성과급 쟁취를 위해 과감한 투쟁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문용문 현대차 지부장은 성명을 통해 "합법적인 모든 방법을 동원해 처절한 응징에 나설 것"이라며 "회사가 발표한 2024년 생산 계획의 원만한 진행은 전적으로 사측에 달려있음을 명심하라"고 밝혔다.

산업계 일각에서는 노조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 '챙길 수 있을 때 챙기자'라는 노조 이기주의가 자리 잡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별성과급은 경영진의 재량으로 지급 의무가 없는 데다 회사가 매년 단체교섭을 거쳐 성과에 대한 보상 격인 성과금을 지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의 실적, 경영상황과 관계없이 성과급을 무리하게 요구하는 문제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면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성과급의 객관적인 기준과 지급 시기를 보다 명확히 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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