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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 만의 폐지, 中 전인대 폐막 총리 회견 없애

33년 만의 폐지, 中 전인대 폐막 총리 회견 없애

기사승인 2024. 03. 04.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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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회 개막일에 전격 발표
1991년 리펑 전 총리 때 정례화
시진핑 주석 집권 동안에는 못 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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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인대 폐막일에 총리 기자회견을 열지 않기로 했다는 사실을 밝히는 러우친젠 전인대 대변인. 33년 만의 일이다.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고 할 수 있다./펑황(鳳凰)위성TV.
중국의 연례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전인대와 정협)의 제14기 2차 회의가 4일 막을 올린 가운데 통상 전인대 폐막일에 맞춰 열렸던 총리의 내외신 기자회견이 올해부터는 열리지 않게 된다.

베이징칭녠바오(北京靑年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4일 보도에 따르면 러우친젠(婁勤儉) 전인대 대변인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연 사전 브리핑에서 "올해 전인대 폐막 후 총리 기자회견을 개최하지 않는다"면서 "특별한 상황이 없다면 이번 전인대 후 몇 년 동안 총리 기자회견을 더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우 대변인은 이어 "미디어센터에서는 부장(장관) 기자회견과 '부장 인터뷰(장관이 전인대 회의장으로 가는 길목에서 기자들을 만나 질문을 받는 방식)'의 횟수와 참가 인원을 늘릴 것이다. 국무원 관련 부문의 주요 책임자가 외교·경제·민생 등 주제에 관한 내외신 기자의 질문에도 답하도록 하겠다"면서 총리 기자회견을 없애는 것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주요 책임자들이 정책 조치와 사회적 관심 문제에 관해 깊이 있는 설명을 하도록 초청을 했거나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로써 1991년 리펑(李鵬) 전 총리가 처음 실시한 이후 1993년부터 정례화된 총리의 전인대 폐막 기자회견은 적어도 향후 몇 년동안은 볼 수 없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심지어 3연임 집권 중인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임기가 모두 끝나는 오는 2028년 3월까지는 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의 재임 기간에는 한시적이나마 폐지되는 것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당정 권력 서열 2위이자 정부 수장인 국무원 총리의 기자회견은 취재 환경이 까다로운 중국에서 국가 최고위급 책임자가 직접 기자들을 마주해 질문을 받는 매우 드문 기회로 해마다 전 세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는 했다. 지난해 퇴임한 고(故) 리커창(李克强) 전 총리의 경우는 2020년 회견에서 "중국인 6억 명의 월수입은 1000 위안(18만5000 원)밖에 안 된다. 그 돈으로는 중간 규모 도시에서 집세를 내기조차 어렵다"는 '소신 발언'을 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바도 있다.

당시 그가 언급한 수치는 그간 중국 정부가 공개하지 않던 내용이었다. 시 주석이 선전해온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 건설'에 대한 정면 반박으로 읽힐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파장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그게 부담이 된 듯 그는 이듬해 회견에서는 일부 민감한 질문에 답변할 때 메모를 쳐다보는 등 '교과서'적인 답변으로 일관했다. 이 경향은 2022년에도 이어졌다.

지난해 전인대를 통해 총리에 취임한 리창 총리 역시 회견에서 경제 성장에 대한 자신감과 미중 협력의 필요성, 부패 문제 무관용 등 입장을 피력했으나 준비를 벗어난 발언은 없었다. 굳이 관례에 얽매인 채 회견을 더 이상 지속할 이유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결국 전격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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