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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전 대통령 부인 손명순 여사 별세…‘조용한 내조’의 상징

김영삼 전 대통령 부인 손명순 여사 별세…‘조용한 내조’의 상징

기사승인 2024. 03. 07.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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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명순 없이 김영삼 대통령 당선 없었다"는 평가 받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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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명순 여사/국민의힘
김영삼 전 대통령 부인 손명순 여사가 7일 오후 별세했다. 향년 96세.

이날 의료계에 따르면 손 여사는 이날 오후 늦게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숙환으로 숨을 거뒀다. 2015년 김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9년 만이다.

손 여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오다 이날 오후 5시39분께 숙환으로 별세했다고 병원 측이 밝혔다. 아들 현철씨는 페이스북 글에서 "저희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정말 편안히 영면하셨다"고 했다.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은 언론 브리핑에서 "여러 질환이 있지만 숙환으로 보면 된다. 2022년 12월에 코로나 폐렴으로 입원한 다음에 상태가 호전됐다가 나빠졌다가 했다"며 "워낙 고령이고 코로나로 폐렴이 악화돼 계속 (병원에) 있었다. 그간 인공호흡기 비슷한 걸로 계속 치료를 받아왔다"고 설명했다.

손 여사는 제14대 김영삼 전 대통령의 배우자다. 영부인 시절 적극적으로 대외활동에 나서기 보다 '조용한 내조'로 김 전 대통령을 보필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김 전 대통령과 손 여사는 동갑내기로 1951년 중매로 만나 한 달만에 결혼했다. 이후 슬하에 장녀 혜영·차녀 혜정·장남 은철·차남 현철·3녀 혜숙 씨 등 2남 3녀를 뒀다.

손 여사는 평생 야당 정치인의 아내로 살며 남편과 동지들을 살뜰하게 살핀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상도동 집에 찾아오는 민주화 투쟁 동지들과 언론인들에게 날마다 쌀 한 말씩 밥을 지어 대접한 일화도 유명하다. 김 전 대통령의 측근들로 불리는 '상도동계' 인사들은 "손명순 여사가 없었다면 김 전 대통령의 성공도 없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김 전 대통령도 지난 2011년 손 여사와 결혼 60주년 기념해 한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인생을 돌이켜보면 제 스스로 잘했다고 생각되는 것이 두 가지 있다"라며 "30년 전, 아니 60년 전 손명순 여사를 제 아내로 맞이한 일"이라며 아내에 대한 남다른 사랑을 내비쳤다.

윤석열 대통령은 물론 여야 인사들의 애도 물결도 이어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손 여사께서 하늘의 부르심을 받으셨다. 보내드리는 마음은 안타깝지만, 하늘에서 김영삼 대통령님을 만나 행복하게 계시리라 믿는다"고 애도를 표했다. 이어 "여사님께서는 평생 신실한 믿음을 지키며 소박하고 따뜻한 삶을 사셨다"며 "우리 국민 모두 여사님의 삶을 고맙고 아름답게 기억할 것이다. 하늘에서도 나라와 국민을 위해 기도를 계속 해 주시리라 믿으며 영면을 기원한다"고 전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애도 메시지를 통해 "고인은 김 전 대통령님이 걸어오신 대한민국 민주화의 길과 현대사의 고락을 함께 해오신 평생의 동지"라며 "영부인으로서 따뜻하고 온화한 마음으로 국민을 사랑하고, 우리 사회의 약자를 먼저 위하셨던 분"이라고 밝혔다.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화를 위해 평생을 바치신 김 전 대통령님과 그 옆에서 함께 헌신해오신 손 여사님을 우리 국민들은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면서 "고인의 명복과 편안한 안식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손 여사는 평생을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거목이었던 김영삼 전 대통령 곁을 지키셨다"며 "손 여사와 김 전 대통령이 함께 맨땅에서 일궈낸 후, 후대에 물려주신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소중한 가치를 다시금 되새겨 본다"고 애도를 표했다.

정진석 의원은 페이스북에 "기자 시절 상도동에서 아침마다 손 여사님이 직접 끓여 내주셨던 시래깃국 맛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참으로 검소하시고 소탈하셨던 여사님의 잔잔한 미소가 아직도 눈에 선하다"고 회고했다. 이어 "대통령 퇴임 후 내외분의 결혼 60주년 기념 식사 자리에서 김 전 대통령이 손 여사님 볼에 기습뽀뽀를 하셔서 좌중의 폭소를 자아내시던 장면도 떠오른다"고 적었다.

나경원 전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상도동 사저로 김 전 대통령님을 찾아뵐 때마다 매번 따뜻한 웃음으로 맞이해주신 손 여사님을 떠올린다"며 "평생 김 전 대통령님과 함께 인고와 헌신의 삶을 살아오신 손 여사님의 편안한 안식을 기원한다"고 적었다.

이날 빈소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서청원 전 의원이 보낸 근조 화환이 도착했다. 한 비대위원장과 윤재옥 원내대표, 유의동 정책위의장, 장동혁 사무총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8일 오전 빈소를 찾아 조문할 예정이다.

한편 손 여사의 장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동작동 국립묘지에 묻힌 김 전 대통령 곁에서 영면에 들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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