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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영풍 전쟁터 된 서린상사, 이사회 결국 무산

고려아연·영풍 전쟁터 된 서린상사, 이사회 결국 무산

기사승인 2024. 03. 27.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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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측, 이사 선임으로 경영권 확보 시도
임시주주총회 결의 위해 이사회 개최 추진
정족수 부족으로 이사회 결렬…법적 조치도 검토
최윤범장형진
고려아연과 영풍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왼쪽부터 장형진 영풍 고문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각사
75년간 동업 관계를 이어오던 고려아연과 영풍의 경영권 분쟁이 종속회사 '서린상사'에서 격화되고 있다. 서린상사는 1984년 설립된 영풍그룹의 비철금속유통 핵심계열사로, 설립자는 고려아연 최창걸 명예회장이지만, 경영은 영풍 장씨 일가가 맡아왔다. 고려아연은 서린상사 경영권을 되찾기 위해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진을 교체하려고 했으나 주주총회 개최를 결의해야할 이사회가 두 차례 무산되면서 고전하고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에 서린상사 임시 이사회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정족수 미달로 개최되지 않았다. 서린상사 이사는 총 7명으로 고려아연측 4명, 영풍 측 3명이다.

서린상사는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와 호주 자회사 썬메탈 등 고려아연의 각종 비철금속과 영풍 석포제련소 물량의 수출과 판매 및 물류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사실상 고려아연의 해외영업부를 별도 회사로 만든 셈인데 해외영업의 전문성을 높여 실적을 높이겠다는 취지에서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 주도로 회사가 설립된 뒤, 영풍 물량까지 업무가 확대됐다.

서린상사는 고려아연 세계 1위로까지 급속 성장하면서 취급 품목을 아연과 연 뿐만 아니라, 알루미늄, 구리 등 다양한 비철금속 사업분야로 유통 대상을 확대해 왔다.

그러나 최근 경영실적 부진과 고려아연과의 소통 부재로 인해 갈등이 커지면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중심으로 신규 이사를 선임해 경영권을 가져올 계획을 세웠다. 특히 해외판매와 유통 과정에서 고려아연 측과의 소통 부재로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 측이 사업 차질로 인해 이사 확대 등에 나서면서 고려아연과 영풍과의 갈등이 서린상사로까지 확대되는 단초가 됐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서린상사 매출은 2021년 2조 2887억원, 2022년 2조 4355억원에서 지난해는 1조 5290억원으로 감소세에 있다. 영업이익 역시 2021년 701억원, 2022년 570억원, 지난해 175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고려아연 측은 "영풍 석포제련소의 부진한 영업실적이 서린상사의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영풍 석포제련소에서 발생한 중대재해 사망사고로 조업차질이 이어지고 있어 실적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주주총회 개최를 위해 이사회를 다시 열거나, 아예 법적 조치를 통해 주주총회를 소집하는 방식도 고려하고 있다. 상법에 따르면 주주가 이사회에 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했지만 절차가 진행되지 않았을 경우, 법원의 허가를 받아서 총회를 소집할 수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현재 여러 방안을 두고 고민중으로, 이번주 내로 다른 방법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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