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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물가’도 고삐 풀렸다

‘먹거리 물가’도 고삐 풀렸다

기사승인 2024. 04. 21.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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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식료품 등 6.95% 껑충
OECD 35개국 중 상승률 3위
사과·배 등 과일류 상승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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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먹거리 물가 상승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중 세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OECD 전체 평균도 크게 상회하는 수준으로 과일·채소 등의 가격 상승이 먹거리 물가 오름세를 부채질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21일 OECD가 자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한국의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물가 상승률은 6.95%를 기록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OECD 35개 회원국 중 튀르키예(71.12%), 아이슬란드(7.52%)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OECD 평균(5.32%)과 비교하면 1.63% 높았다. 한국의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물가 상승률이 OECD 평균을 웃돈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인 2021년 11월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전후로 급상승했다. OECD 회원국의 평균 식품 물가 상승률은 2022년 11월 16.19%까지 치솟았고, 우리나라 식품 물가도 같은 기간 5∼7%를 오르내리며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후 OECD 식품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9.52%) 10%를 하회한 데 이어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수준인 5%대로 떨어지는 등 빠르게 정상화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난해 7월 3.81%로 바닥을 찍은 뒤 지난해 10월 이후 다시 5∼7%대로 올라섰다.

우리나라 먹거리 물가가 OECD 평균을 상회하는 이유는 사과, 배 등 과일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는 영향이 크다. 지난달 사과 물가는 88.2% 올라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0년 1월 이후 상승 폭이 가장 컸다.

향후 먹거리 물가 흐름도 밝지 못하다.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의 분쟁으로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보이며 소비자 물가를 압박하고 있고, 강달러 기조에 따른 고환율은 수입 원재료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정부는 하반기 물가가 하향 안정화하면서 올해 상승률이 2.6%로 수렴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9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기자들과 만나 "불안 요인이 많이 있고 여러 상황은 더 봐야 하겠지만 근원 물가는 안정적이기 때문에 하반기 물가는 하향 안정화가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정부의 이 같은 전망에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최근의 고유가·강달러 현상은 충분히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들"이라며 "국제유가 불안, 고환율이 장기화하면 2022년에 이은 2차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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