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왜 문제가 됐나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왜 문제가 됐나

기사승인 2024. 04. 23. 16:49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같은 레이블 소속 그룹의 카피 문제 제기는 이례적
레이블 독립성 강조해온 하이브 정책과도 반하는 갈등
화합과 조율의 과정이 중요
2344
하이브와 산하 레이블 어도어의 갈등이 전면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가 갈등의 원인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콘셉트가 유사하다고 거론되어온 뉴진스(위)와 아일릿. /어도어, 빌리프랩
국내 대표 기획사 하이브와 산하 레이블인 어도어의 갈등이 전면으로 드러났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는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이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사례가 K-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가요계에 큰 관심사다.

하이브와 어도어의 갈등은 지난 22일 알려졌다. 하이브가 자회사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와 경영진 등이 독립하려는 정황을 포착하고 감사에 들어간 것이다. 가요계에 따르면 민 대표와 어도어의 A씨는 투자자 유치를 위해 대외비인 계약서 등을 유출하고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주식을 팔도록 하는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는 어도어 이사진을 상대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고 민 대표의 사임을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하기도 했다.

반면 민 대표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민 대표는 하이브와의 갈등은 하이브 산하 레이블 빌리프랩에서 데뷔한 아일릿이 뉴진스와 유사한 콘셉트를 내세운 것이 원인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 20%의 지분으로 경영권을 탈취하려는 건 맞지 않고, 투자자를 만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231020_민희진
민희진 어도어 대표는 하이브와의 갈등이 아일릿의 콘셉트 유사성에 있다고 강조했다./어도어
민 대표는 뉴진스를 통해 K-팝의 판도를 바꾼 인물이기도 하다. 실제로 뉴진스 이후 듣기 편안하고 쉬운 이지리스닝이 성행했다. 걸그룹들 역시 기존에 있어왔던 걸크러시나 강한 콘셉트보다는 밝고 건강한 소녀 콘셉트가 유행처럼 번졌다. 이 역시 민 대표가 강조해온 '정반합(正反合)'의 결과물이다. 민 대표는 음악 시장의 트렌드가 있다면 그것을 반하는 결과물을 들고 나와 시장 전체의 흐름을 변화시키는 걸 목표로 했고 그 목표를 뉴진스를 통해 이뤘다.

그래서 하이브와 어도어의 갈등은 더욱 이례적이다. 하이브는 뉴진스가 있는 어도어, 아일릿이 소속된 빌리프랩을 비롯해 빅히트 뮤직, 쏘스뮤직,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KOZ엔터테인먼트 등의 산하 레이블을 두고 있다. 레이블 회사인 어도어가 또 다른 레이블인 빌리프랩과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을 상대로 카피 문제를 전면적으로 제기했다는 건 K-팝 산업에서는 흔치 않은 사례다. 아일릿은 방 의장이 제작에 참여한 그룹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하이브의 레이블 관리 방식과 독립성 등에 대한 논의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각 레이블의 독립성을 강조해온 하이브이기에 이번 민 대표의 문제 제기는 기존 하이브의 기조와는 상충되지 않는다. 임희윤 대중음악 평론가는 "멀티 레이블 시스템이라는 것이 하이브라는 큰 틀 안에서 기획되고 제작된다는 것을 뜻한다. 그 과정에서 조율과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 그래서 민 대표의 주장들이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인 건 맞다"며 "일명 '피프티 피프티' 사태와 결은 다르지만 큰 틀에선 비슷하게 볼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최악의 상황을 직면하지 않으려면 기획과 제작을 이루는 구성 요소들이 화합하고 조율하는 과정이 굉장히 중요하다. 이것이 레이블끼리도 호의적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K-팝이 가야할 방향성이다"라고 전했다.

다만 민 대표의 주장도 좀 더 명확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 가요 관계자는 "민 대표가 카피 문제를 제기한다면 아일릿이 명확하게 어떤 부분에서 뉴진스와 비슷한지를 제시해야 하고 설명해야 한다. 이러한 설명 없이 그룹명을 직접적으로 거론하는 건 두 그룹 모두에게 좋은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