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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번째 ‘줍줍’도 안 팔려”… 미분양 늪 빠진 소규모 단지

“14번째 ‘줍줍’도 안 팔려”… 미분양 늪 빠진 소규모 단지

기사승인 2024. 04. 23.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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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화곡·독산 등 중소형 주택
무상 옵션·할인 공세에도 고전
고분양가에 시세차익 단지만 인기
'옥석 가리기' 한층 더 심화 양상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주택으로만 이뤄진 소규모 분양 단지가 서울 청약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미분양 해소를 위해 '옵션 무상'·'할인 분양' 혜택까지 제공하며 물량 털어내기에 나서고 있지만 '백약이 무효'인 곳이 적지 않다. 시세 차익이 뚜렷한 단지에만 수요가 몰리는 옥석 가리기가 심화되는 양상이다.

소형 주택(전용 30~59㎡)으로 구성된 140가구 규모의 서울 강서구 주상복합아파트 '화곡 더리브 스카이'. 지난해 3월 입주했지만, 아직도 20가구가 팔리지 않고 잔여 물량으로 남아 있다. 이 단지는 미분양을 털어내기 위해 지난 3일 임의 공급에 나섰다. 14번째 '줍줍'(무순위 청약)으로, 최대 7300만원에 달하는 유상 옵션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파격 마케팅도 펼쳤다. 하지만 20가구 모집에 71가구만 청약 신청했다.

소규모 단지인데도 분양가가 비싼 게 '완판'(100% 분양 계약 완료) 실패 원인이라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이 단지 전용 59㎡형 분양가는 5억3500만~5억4900만원대로, 2013년 입주한 인근 아파트 전용 74㎡형 시세(4억7000만원)에 비해 비싸다.

금천구 도시형생활주택 '신독산 솔리힐 뉴포레'도 악성 미분양(준공 후 미분양) 단지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전용 59~68㎡형 총 63가구 규모로, 2022년 6월 입주했지만 6가구가 미분양 상태다. 2022년 분양 당시 분양가(전용 59㎡형·8억7000만원)에서 1억원가량 낮춰 지난 18~19일 임의 공급에 나섰다. 청약 경쟁률은 10.3 대 1로 비교적 높았으나, 아직까지 완판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전용 41~49㎡형 총 96가구로 이뤄진 강동구 '중앙하이츠 강동' 아파트는 오는 6월 입주를 앞두고 있지만 28가구를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달 29~30일 진행할 7차 무순위 청약(줍줍)에선 발코니 확장을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했지만, 전용 44㎡형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비싼 7억2000만~7억7000만원 수준이어서 완판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1~2인 가구 증가와 맞물려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소형 평형 위주의 소규모 분양 단지는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분양가가 높게 책정될 경우 미분양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중소형 아파트 인기가 다소 주춤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지난 3월 기준 최근 1년간 분양된 아파트의 1순위 청약자 수를 분석한 결과 서울·수도권의 전용 85㎡ 미만 1순위 경쟁률은 11.21 대 1로, 전용 85㎡ 이상(20.96 대 1)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서울 미분양 주택 상당수를 소형 평형이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월 29일 기준 서울 민간아파트 미분양 물량은 총 1018가구로, 이 중 전용 60㎡ 이하 소형 주택이 전체 83%(846가구)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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