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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대출 늘린 은행권… 中企 기술신용은 11만건 ↓

대기업 대출 늘린 은행권… 中企 기술신용은 11만건 ↓

기사승인 2024. 04. 23.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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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성장 지원 '사회적 책임' 지적
업계 "TCB발급 기준 강화한 탓"
자금 여력이 부족한 스타트업이나 유망 혁신 기업이 5대 은행의 대출에서 뒷전으로 밀려났다. 5대 은행은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대기업 대출 취급을 27.7% 늘리는 동안 기술신용대출 공급은 11.46%줄였다.

담보 역할을 하는 '기술신용평가(TCB)' 심사 기준이 강화된 영향이 크지만 은행권이 기업 성장을 지원하면서 자금 공급은 소홀히 하지 않는 '사회적 책임'에 미온적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23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2월 17개 특수·시중·지방은행의 기술신용대출 건수는 72만2542건으로 전년 동월(83만6936건) 대비 13.67%(11만4394건) 줄었다. 기술신용대출 건수는 2022년 2월(83만3752건) 이후 증가세를 보이다 같은 해 11월 88만4378건까지 늘었지만 한 달 만에 하락 전환된 뒤 지난해 5월부터 70만건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년 동월 대비 신용대출 건수도 지난해 12월 -13.55%, 올해 1월 -13.48% 등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전년 대비 올해 2월 기술신용대출 평가액(신규·증액대출)은 5.28% 감소한 232조6287억원을 기록했고, 잔액은 6.38% 감소한 307조5207억원이었다.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기술신용대출 잔액도 모두 전년 대비 감소했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 -18.87%, 우리은행 -17.7%, 하나은행 -10.39%, NH농협은행 -3.35%, 신한은행 -3.24% 등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의 기술신용대출 건수도 전부 줄었다. 다만 5대 은행 중 건수가 7만건대로 가장 낮았던 농협은행은 7만3236건에서 7만7011건으로 5.15% 증가했다.

이는 은행권이 리스크 관리가 수월한 대기업 대출을 늘리는 분위기와 상반된다. 지난 2월 말 기준 5대 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141조8090억원으로 전월(138조9484억원) 대비 2.06%, 전년 동월 대비 27.69%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중소기업 대출 잔액 증가율(전월 대비 0.59%·전년 대비 5.84%)보다 높은 수준이다.

은행권은 당국이 2022년 8월 TCB 발급 기준을 강화한 점을 배경으로 꼽는다. 금융위가 의사·약사 등 특별한 기술력이 없는 자가 기술신용대출을 받는 경우를 차단하기 위해 제도 혜택 대상을 중소기업기본법상 중소기업 등으로 명확히 했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위탁뿐 아니라 자체 TCB 평가·심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만기 연장을 원하는 거래 기업에 기술평가서를 발급하도록 유도하는 등의 편법 영업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 은행이 기술금융 실적을 쌓으면 당국이 제공하는 정책금융상 인센티브(신용·기술보증기금 출연료가 차감 등)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평가기관의 경우 은행으로부터 평가 수수료를 챙기기 위해 기업의 허위·도용 자격증을 제대로 걸러내지 않는 사례가 있었다.

이에 따라 기술신용평가 기준은 더욱 깐깐해질 예정이다. 금융위는 지난 3일 평가사들이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생략했던 현장 조사를 의무화하기로 결정했다. 또 평가자가 임의로 정성 점수를 조정해 기술 등급을 상향하는 등의 관대한 평가를 하지 못하도록 기술 등급 산정에 관한 가이드를 마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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