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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통선에서 토종나무·한국 야생화 심은 적십자사

민통선에서 토종나무·한국 야생화 심은 적십자사

기사승인 2024. 04. 29.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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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대 떠나 황폐한 군사시설 지역서 생태복원 운동
산림청·후원기업 봉사자들과 함께 '기부의 숲' 행사
한반도개느삼·쉬땅나무·앵초·돌단풍 등 토종 주로 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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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 대한적십자사 회장(가운데)과 남성현 산림청장(오른쪽) 등이 29일 춘천시 신북읍 국립춘천숲체원에서 열린 '국민참여형 기부의 숲' 행사에서 군출입통문을 열고 기부의 숲으로 향하고 있다./정재훈 기자
당초 비 예보와 달리 비교적 청명했던 29일 오전 춘천시 신북읍 민간인통제선 지역에서는 남다른 식목행사가 펼쳐졌다. 바로 훼손된 민통선 산림의 생태 복원을 위한 '국민참여형 기부의 숲' 조성 행사이다.

이날 국립춘천숲체원에서 열린 행사가 봄철에 나무를 심는 일반 식목 행사와 남달랐던 이유는 3가지다. 첫째 나무를 심은 장소가 민간인 통제지역 군사시설이 위치했던 곳이다. 둘째 한반도개느삼 등 토종 수종과 초본도 한국 야생화로 남달랐다. 셋째 전쟁이나 재난 발생시 주로 구호 활동을 펼치는 대한적십자사가 행사를 주도했다는 점이다.

대한적십자사와 산림청이 공동으로 마련한 이날 행사는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 주관했다.·

대한적십자사-산림청 '국민참여형 기부의 숲' 행사1
29일 강원 춘천시 신북읍 민통선 지역 국립춘천숲체원에서 열린 대한적십자사-산림청 '국민참여형 기부의 숲' 행사에서 청소년적십자(RCY)단원들이 나무를 심고 있다./정재훈 기자
이날 참가자들은 등록 절차와 내빈 인사, 기부금 전달식 등 간단한 행사를 한뒤 나무를 심는 민통선 지역으로 곧장 이동했다. 묶여있던 쇠사슬을 끊고 철제 대문을 열리자 나무를 심을 기부의 숲이 나타났다. 이곳은 군사시설로 이용됐으나 군부대 철수 이후 방치되면서 산림훼손이 심각했던 지역이다. 특히 심각한 가뭄과 홍수가 해마다 반복되면서 비교적 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있다던 민통선 지역도 토양이 유실되는 등 황폐화가 심각했다.

적십자사·후원기업 직원들과 RCY 봉사원 그리고 산림청 직원들이 삽과 호미를 들고 나무 2000그루와 야생화 6000본을 심었다.

특히 이날 심은 나무와 초본이 관심을 끌었다. 민통선 지역에 생태 복원을 위해 한반도개느삼, 털개회나무(정향나무), 쉬땅나무 등 밀원수(꿀샘식물) 토종 수종을 심었다. 벌, 나비와 같은 폴리네이터(꽃가루 매개자)에게 서식처를 제공해 자연을 되살리는데 목적이 있다. 또 앵초, 돌단풍, 큰앵초 등 한국 야생화도 함께 심었다.

대한적십자사-산림청 '국민참여형 기부의 숲' 행사
김철수 대한적십자사 회장과 어린이가 29일 춘천시 신북읍에서 민통선 지역에서 열린 '기부의 숲' 행사에서 나무를 심은 뒤 물을 주고 있다./정재훈 기자
밀원수를 심은 이유로 김철수 대한적십자사 회장은 "한국전쟁으로 초토화 된 들판과 산의 생태계 복원을 위해 미국이 보낸 것은 뜻밖에 꿀벌 150만 마리였다. 세계 100대 작물 중 71%가 꿀벌을 통해 수분하며, 이들이 국토를 오가며 우리의 자연을 살려냈다"고 설명했다.

대한적십자사는 이번 행사를 위해 캠페인을 벌여 2억여원을 모금했다. ㈜퍼시스홀딩스, 우리은행, 유진그룹, 대상그룹, 한국지멘스 등이 십시일반 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 회장과 남성현 산림청장, 허영 의원,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류광수 이사장이 참석했다. 강원도 정광열 경제부지사, 제2군단 신인혁 인사처장, 대한적십자사 강원지사 김선배 회장, 이용식 북부지방산림청장, 김용관 산림청 산림보호국장, ㈜퍼시스홀딩스 박성진 부사장, 유진그룹 이상규 상무, 우리금융그룹 조세형 부행장, 한국지멘스 정하중 대표이사, ㈜대상 강원지점 정달화 지점장 등도 함께 나무를 심었다.

대한적십자사-산림청 '국민참여형 기부의 숲' 행사2
김철수 대한적십자사 회장과 남성현 산림청장 등 참석자들이 29일 춘천시 신북읍 국립춘천숲체원에서 열린 대한적십자사-산림청 '국민참여형 기부의 숲' 행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정재훈 기자
김철수 회장은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빠르게 훼손되어 가는 생태계를 위해 국민의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미래 세대에게 깨끗한 자연 생태계를 선물하기 위해 생태계 복원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더욱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적십자사는 산림청과 지난 2022년 4월 산림생태복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023년 경북 울진산불 피해지역에 약 5ha 규모의 '기부자의 숲'을 조성하는 등 재난구호를 넘어 기후변화에 따른 탄소중립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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