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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 의혹’ 첫 재판…文정부 인사 “사표 제출 지시 안해”

‘블랙리스트 의혹’ 첫 재판…文정부 인사 “사표 제출 지시 안해”

기사승인 2024. 04. 29.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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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규 "범행 사실 부인"…조현옥 "공모한 적 없어"
5월 20일 정창길·장재원 전 사장 증인신문 예정
백운규 조현옥 출석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조현옥 전 대통령비서실 인사수석이 2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른바 '블랙리스트 의혹'의 첫 정식 재판에서 문재인 정부 인사 측이 "사표 제출을 지시한 적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중남 부장판사)는 29일 오후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조현옥 전 대통령비서실 인사수석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1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은 지난해 4월 진행된 첫 공판준비기일 이후 약 1년 만에 열리는 정식 공판이다. 사건 기록이 방대하고, 양측이 공소사실 불특정 부분을 두고 다투면서 증거 조사 단계에만 상당한 시간이 걸린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백 전 장관은 재판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에게 "국가의 미래를 위해 산업 에너지 쪽에 전념했고, 항상 법이 정한 규정에 따라 수행했다"며 "법정에서도 성실히 재판에 임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조 전 수석은 '산자부 산하 공공기관장들을 호텔 식당으로 불러 사직을 요구했는지' '이후 문재인 전 대통령 대선 캠프 인사들로 자리를 채운 게 맞는지' 등을 묻는 질문에 아무런 답 없이 들어갔다.

법정에서 백 전 장관 측 변호인은 "범행 사실을 부인한다"며 "검찰이 피고인들의 역할이 무엇이었는지 정확하게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백 전 장관과 조 전 수석이 어떤 방식으로 뜻을 모으게 됐는지 특정되지 않았다"며 "실제로 두 사람이 의견 합치를 이룰만한 상황도, 시기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조 전 수석 측 역시 "백 전 장관과 공모한 적 없다"며 "청와대 행정관을 통해 산자부 산하 공공기관장들의 사표 제출을 지시한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정창길 전 한국중부발전 사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었으나 정 전 사장이 나오지 않아 재판이 공전됐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인 오는 5월 20일 오후 2시 정 전 사장과 장재원 전 한국남동발전 사장을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블랙리스트 의혹'은 백 전 장관 등이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년 9월~2018년 4월 전 정부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들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사직서를 작성하게 했다는 내용이다. 이들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지난해 1월 기소됐다.

백 전 장관과 조 전 수석은 지난 2017년 9월~2018년 4월 산자부 산하 11개 공공기관장들에게 사표 제출을 강요한 혐의를 받는다.

이 중 정창길·장재원 전 사장 등 산자부 산하 발전 4사의 기관장 4명을 서울 소재 호텔과 식당으로 한 명씩 불러내 '이번 주까지 사직해 달라'고 요구한 혐의도 있다. 또 산하기관 3곳 내정자 5명을 지원하고 내부인사를 부당하게 취소한 혐의도 적용됐다.

한편 함께 기소된 유영민 전 과학기술통신부 장관과 김봉준 전 대통령비서실 인사비서관은 이날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공판준비 과정에서 이들 각각의 사안이 다르다며 변론을 분리해 진행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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