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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해안포 사격 지시 완충수역 첫 도발…국방부 “9·19 군사합의 위반”

김정은, 해안포 사격 지시 완충수역 첫 도발…국방부 “9·19 군사합의 위반”

기사승인 2019. 11. 25.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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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서해 접경지역 내려와 창린도 부대시찰
이번달 들어 3번째 군 관련 공개 행보
군 "위반 첫 사례" 유감 표명...재발 방지 촉구
북한 김정은 위원장, 창린도 방어대 시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부전선에 위치한 창린도 방어대를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이 사진을 보도했다. 촬영 날짜는 밝히지 않았다./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지난해 9·19 남북 군사합의 이후 처음으로 서해 완충구역에서 해안포 실사격을 하며 도발을 감행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서해 최전선 창린도 방어부대를 현장 시찰하며 해안포 도발을 직접 지도했다. 우리 군은 즉각 유감을 표명하고 남북 군사합의를 준수할 것으로 북한에 촉구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5일 김 위원장이 황해남도 창린도의 방어부대를 시찰하고 “해안포 중대 2포에 목표를 정해주면서 한 번 사격을 해보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창린도는 서해 남북접경 지역 백령도 남동쪽에 위치한 섬이다.

김 위원장이 직접 최접경지까지 내려온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이번 사격의 목표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포문이 남쪽으로 향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북한 보도 시점이 연평도 포격 도발 9주기(11월 23일) 이틀 뒤인 점을 볼 때 이번 시찰과 사격이 대남 도발성 군 행보의 성격을 다분히 띤 것으로 분석된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지난해 9월 남북 군사 당국이 합의하고 그간 충실히 이행해 온 9·19 군사합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최 대변인은 “북측은 남북한 접경지역 일대에서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우려가 있는 모든 군사적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이러한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9·19 군사합의를 철저히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가 북한이 9·19 군사합의를 위반했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이 서해 최전선을 찾아 남북 합의를 깨는 도발을 직접 지시한 데 대해 사태의 엄중함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올해 12차례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방사포 시험발사를 감행했는데 국방부는 9·19 군사합의 취지에는 어긋나지만 위반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김 위원장의 군 관련 행보 공개는 11월 들어 들어 벌써 세 번째다. 북한의 지난 16일 전투비행술대회 참관과 18일 낙하산 침투훈련 시찰 사실을 연이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스스로 밝힌 북·미 대화의 시한인 연말이 한달여 남은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을 동시에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화 교착 국면에서 과거 강대강 군사대결을 연상시키는 도발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한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은 앞서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다고 말한 대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재개 가능성을 보여주며 미국을 압박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북·미 대화의 조건인 체제안전 보장을 한국에도 요구하는 의도로도 관측된다.

지난해 남북은 9·19 군사합의에서 군사분계선(MDL) 기준 총 10㎞ 폭의 완충지대를 조성해 포병사격훈련과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을 중지하기로 했다.

지리적으로 북위 38도선 이남에 있는 창린도는 7.0㎢ 크기의 작은 섬으로 광복 직후 대한민국 영토였지만 6·25 전쟁 과정에서 남북 간 점령과 탈환전이 반복되다가 1953년 정전협정에 따라 북한에 인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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