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철 장관, 현대아산·한국관광공사 대표와 금강산 관광 해법 논의

통일부 "관광 사업자 입장이 가장 중요"

김연철 통일부장관이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배국환 현대아산 사장, 안영배 한국관광공사 사장과 면담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송의주 기자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31일 금강산 관광 사업자인 현대아산과 한국관광공사 대표를 만나 북한의 남측 시설 철거 요구에 따른 대응 방안을 협의했다.

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배국환 현대아산 사장과 안영배 관광공사 사장을 면담했다. 김 장관이 이들 기업 대표를 만난 것은 북한의 시설 철거 요구 이후 처음이다.

김 장관은 “앞으로 남북 당국 간 그리고 사업자와 북한 간 협상을 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통일부와 사업자 사이에 잘 논의하는 것”이라며 “엄중한 상황이기 때문에 정보를 공유해 나가면서 지혜를 모아 어떻게든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배 사장과 안 사장은 “금강산 관광 재개 준비를 해왔는데 이번 사건을 맞아 정말 당혹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두 사장은 정부에 “국민의 재산권 보호 차원에서 북한과 잘 협의하고 대응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 장관은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신변안전 보장 등 조건이 된다면 금강산 개별 관광과 동해관광특구 공동 조성 등 남북 경협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사업자 대표들과의 면담에서도 이런 내용을 포함해 대응 방안에 관한 의견을 포괄적으로 나눴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은 시설 철거를 문서 교환으로 협의하자는 요구 외에 다른 의견을 내놓지 않아 북측과 관광 재개 논의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을지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금강산 시설 철거와 관광 재개 문제와 관련해 “기본적으로 금강산 관광은 민간 차원의 경제협력사업”이라며 “사업자 측 입장이 금강산 관광 문제를 풀어 나가는 데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그간 현대아산, 관광공사, 금강산투자기업협회, 금강산기업협회 등과 실무 차원의 만남을 통해 금강산 관광 관련 의견을 수렴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에 따르면 현대아산은 1억9660만 달러(약 2287억원), 한국관광공사와 에머슨퍼시픽 등 기타 기업이 1억2256만 달러를 금강산 사업에 투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