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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3천명 모인 광양·포항제철소…국민들이 등 돌린 까닭은

[취재후일담] 3천명 모인 광양·포항제철소…국민들이 등 돌린 까닭은

기사승인 2023. 09. 10.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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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준
박완준 산업부 기자
"철강 업황이 밝지 않은 시점에 파업을 무기로 임금을 올려달라는 단체 행동은 좋게 볼 수 없다. 특히 자동차와 조선 등 국내 핵심 산업에 '도미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포스코 노조가 55년 만의 창사 이래 첫 파업 수순을 밟자, 산업계 내부에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6~7일 광양과 포항 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에 3000명이 모여 파업을 적극 지지하는 사태까지 직면해 긴장감이 돌고 있는 실정입니다.

특히 우리나라 경제 전반에 중국발 경제 위기 여파로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현실화되고, 공급망 변화와 수요 감소까지 덮치면서 체감 경기가 급속히 얼어붙은 시점에 파업을 외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대다수입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스피 시총 상위 50개 기업(금융사 제외)의 올 2분기 영업이익 총액은 14조12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감소한 바 있습니다. 아울러 급등한 금리에 지난 7월 회사채 발행규모도 전월 대비 34% 줄어든 15조 4282억원을 기록해 허리띠를 졸라맨 실정입니다.

이런 상황에 직원 평균 연봉이 1억원이 넘는 포스코 노조가 기본급 13.1% 인상, 조합원 대상 자사주 100주 지급, 성과급 200%를 요구하자 국민들도 등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평균 연봉 1억원을 넘긴 상황에도 연봉이 낮다며 파업에 나서는 것 자체가 공감대 형성 실패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아울러 포스코 노조의 요구안이 과하다는 의견도 지배적입니다. 기본급과 성과급을 지급할 시 조합원 1인당 약 9500만원의 연봉 인상이 전망돼 소요되는 비용은 약 1조6000억원으로 전망되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자사주 100주의 금액도 인당 6000만원 규모로 추산됩니다.

하지만 포스코 노조는 다른 기업보다 긴 평균 근속연수에 평균 연봉이 높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평균 근속연수가 18.4년으로, 나이 많은 직원들이 많다 보니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긴 착시 현상이라는 의견입니다.

이같은 주장은 국민들의 싸늘한 시선을 바꾸기에는 불충분할 것으로 보입니다. 평균 근속연수가 높다는 것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대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급격한 임금 인상은 협력 업체와의 임금 격차를 확대해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고착할 수 있는 단점도 존재합니다.

이에 포스코 노조는 과도한 임금 인상 요구를 멈추고, 경영진과 함께 상생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권 의식을 버리고 회사 경쟁력을 살려 얼어붙은 국내 산업 시장에 한 줄기 빛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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