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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농협은행이 정무위·농해수위 국감 등장하는 이유

[취재후일담] 농협은행이 정무위·농해수위 국감 등장하는 이유

기사승인 2023. 10. 11.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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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증명
국정감사 시즌이 시작된 가운데 조금 독특한 모습이 눈에 띕니다. 바로 금융사인 농협금융지주와 농협은행을 감사하는 곳이 정무위원회가 아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라는 점입니다.

금융사인 농협금융·은행이 정무위 국감에 언급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정무위 국감을 받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관리·감독을 받고 있어서죠. 농협금융 회장이나 농협은행장 등이 정무위 국감 증인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일도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올해는 금융지주 회장들이 증인·참고인 명단에서 빠졌지만, 농협은행의 준법감시인이 증인으로 호출되기도 했습니다.

농협금융은 농해수위 감사를 받기도 합니다. 뿌리가 농협중앙회이기 때문인데요. 농협금융은 2012년 신용·경제사업 분리를 통해 농협중앙회로부터 분리, 자회사로 설립됐습니다. 이 때문에 농협금융 산하 농협은행, NH투자증권, NH생명보험, NH손해보험 등도 농해수위 감사 대상으로 분류되고 있는겁니다.

농협중앙회 역시 공공기관은 아니지만, 국감을 받고 있습니다. 농협이 농업인을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만큼 국감법에도 농협중앙회가 감사 대상으로 명시돼 있습니다. 농협금융과 농협은행 등은 감사원법에 의한 감사원의 감사대상기관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시중은행들은 민간 기업이기도 하지만 공공성을 지닌 탓에 강한 규제를 받곤 합니다. 특히 농협금융과 농협은행 등 농협 산하 금융사들은 다른 금융사와 달리 눈치를 봐야하는 감독자가 여럿인 셈입니다.

농협금융은 매년 수천억원에 달하는 농업지원사업비도 부담하고 있지만, 여론의 눈치도 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양재동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사옥 매각이 있습니다. 이 건물은 당초 농협이 사옥을 옮기기 위해 1990년대 후반에 지은 곳입니다. 하지만 돌연 2000년 농협은 현대차에 이 사옥을 2300억원에 매각했습니다. 농·축·인삼협중앙회 통합에 따른 구조조정 차원이라고 밝혔지만, 농민을 대표하는 농협이 이런 대형 빌딩을 사옥으로 두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걱정하는 측면도 있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옵니다.

농협은행은 시중은행이지만 '농협'이라는 이유로 오히려 역차별을 받고 있는 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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