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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방위 압박, ‘평화의 소녀상’ 전시 중단 잇따라

일본 전방위 압박, ‘평화의 소녀상’ 전시 중단 잇따라

기사승인 2019. 08. 04.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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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라벤스브뤼크 강제수용소 기념관에 전시됐던 작은 소녀상과 같은 형태의 소녀상. 사진=연합뉴스
‘평화의 소녀상’을 둘러싼 일본 측의 전방위 압박이 강도를 높이고 있다. 나치 시절 반항한 여성을 가둬놓은 여성 전용 수용소로 상징성을 지닌 라벤스브뤼크 강제수용소 기념관에서 높이 10cm도 안 되는 작은 소녀상이 전시 작품에서 제외됐다. 일본 정부는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출품된 평화의 소녀상도 철거를 압박했고 일본에서는 평화의 소녀상이 포함된 최대 국제예술제의 기획전이 중단되는 사태를 맞았다.

4일 독일에서 활동하는 한국 관련 시민단체인 코리아페어반트(Korea Verband)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초 이 단체의 한정화 대표가 베를린 북부 브란덴부르크주(州)의 소도시 라벤스브뤼크의 옛 나치 강제수용소 기념관에 선물한 ‘소형 소녀상’이 철거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기념관을 찾는 이들이 쉽게 볼 수 있는 입구에 놓였던 높이 10cm가 안 되는 작은 평화의 소녀상은 2017년 4월부터 여러 작품과 함께 전시됐다. 기념관 측은 의미가 깊은 선물이라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일본대사관 측이 이를 알게 된 후 지난해 1월께 브란덴부르크주 당국과 기념관을 상대로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측의 집요한 압박에 기념관 측은 작은 소녀상을 전시 작품에서 결국 제외했다.

소녀상 전시 등과 관련한 일본의 방해는 독일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김운성-김서경 작가의 ‘평화의 소녀상’ 작품이 출품되자 철거를 압박하고 나섰다. 주독 일본대사관은 지난 2일 개막한 베를린 여성 예술가 전시관인 ‘게독’의 ‘토이스 아 어스’라는 전시회에 소녀상이 출품된 사실을 파악하고 하루 전인 1일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배상 문제가 해결됐다”는 내용의 공문을 게독 측에 보내면서 철거를 요구했다.

일본에서는 최대 국제예술제에서 ‘평화의 소녀상’이 포함된 기획전이 중단돼 논란에 휩싸였다.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의 실행위원장인 오무라 히데아키(大村秀章) 아이치현 지사는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전시에 항의하는 전화와 팩스, 메일이 쇄도한다는 이유를 들며 소녀상이 포함된 ‘표현의 부자유, 그 후’ 전시를 사흘 만인 3일 오후 6시를 기점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일본펜클럽은 즉각 반발했다. 3일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의 표현의 부자유, 그 후 전시(기획전)는 계속돼야 한다’는 성명을 내고 “제작자가 자유롭게 창작하고 이를 받아보는 사람 또한 자유롭게 감상한다”며 “의사소통하는 공간이 없으면 사회의 추진력인 자유 기풍도 위축 시킨다”고 비판했다. 아사히신문은 “찬반이 있겠지만 ‘표현의 자유’에 대한 기회가 닫혀버렸다”고 꼬집었다. 도쿄신문도 소녀상 전시 중단 소식과 “전시를 계속해야 한다”는 일본펜클럽의 성명 내용을 비중 있게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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