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中서 귀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미·중 반도체 패권전쟁 어떤 해법 내놓나

中서 귀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미·중 반도체 패권전쟁 어떤 해법 내놓나

기사승인 2020. 05. 19. 18:52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이재용 부회장 귀국<YONHAP NO-3586>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중국 출장을 마치고 19일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의 화웨이에 대한 고강도 제재를 시작으로 미·중간 무역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시안 반도체 사업장을 점검한 뒤 19일 귀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이번 출장을 계기로 미·중 반도체 패권 전쟁에 대한 대응 마련에 몰두할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이번 중국 출장을 통해 시안 반도체 2공장 증설 현황을 점검하면서 반도체 사업에 대한 의지를 대내외에 각인시켰다는 평가다.

중국 현지 매체들도 미국의 화웨이 제재 강화 국면에서 이뤄진 이 부회장의 행보를 전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IT 매체인 IT즈자는 “삼성전자가 시안 2공장 증축을 위해 지난달에도 200명의 엔지니어를 보냈다”며 “증축 후 곧바로 반도체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인터넷 포털 텐센트 신문은 이 부회장의 이번 시안 공장 방문을 계기로 삼성의 시안 공장 증설이 더욱 속도를 내게 될 것이라고 전하는 등 삼성이 해외 유일한 메모리 반도체 생산기지인 시안공장에 추가로 80억달러를 투자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시안 2기 공장 준공을 위해 2021년까지 총 150억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지난해 말 2기 라인에 투자 라인 증설을 위해 80억달러를 추가 투입한 바 있다.

격화되고 있는 미·중간 무역갈등 속에서 이뤄진 이 부회장의 이번 중국 방문을 두고 미국뿐 아니라 중국과 단단한 관계를 이어나가겠다는 메시지라는 해석도 나오지만, 미·중간 갈등에서 삼성의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이 부회장의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최근 미국 상무부는 미국 기술·장비를 사용한 반도체를 화웨이에 공급하려면 미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새로운 제재를 내놓고 화웨이 고사작전에 돌입했다. 화웨이는 그간 인텔, 퀄컴, 대만 TSMC 등에서 반도체 부품을 수급해 완제품을 생산해 왔으나, 이번 조치로 미국이 특허를 가지고 있는 기술이나 시스템 반도체(비메모리 반도체)에 해당하는 앱 프로세서(AP) 등 핵심 부품은 가져올 수 없게 됐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대만 TSMC가 화웨이로부터 신규 수주를 중단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KakaoTalk_20200514_155106872_01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공장 전경.
다만 미국의 제재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비메모리 칩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당장은 직접적인 영향이 적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 국내 반도체 업체에게 파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큰손’인 화웨이가 비메모리 반도체를 수급하지 못해 완제품을 생산하지 못한다면 전체 반도체 시장 규모가 축소되고, 이로 인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까지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웨이의 반도체 수요가 위축될 경우 화웨이향 매출 비중이 큰 업체들도 단기적으로는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국내 기업의 화웨이향 매출 비중은 SK하이닉스가 13.7%, 삼성전자는 1.4%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화웨이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 가고 있는 미국 정부는 삼성에 대해서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파운드리 공장의 증설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요구에 아직 확답하지 않고 있으나, 앞서 세계 파운드리 1위 업체인 대만 TSMC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에 미국 애리조나주에 120억달러(약 14조원)을 투자해 5나노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재계에서는 시스템반도체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퀄컴·엔비디아 등 미국 고객의 추가 이탈을 막고, TSMC를 견제하는 차원에서라도 오스틴 공장 증설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투자로 미국 고객과 더 밀접한 관계가 가능해진 TSMC의 견제를 위해서도 삼성의 미국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며 “장기적으로 텍사스 오스틴 공장 내 주차장과 유휴 용지를 활용해 신규 팹을 지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으로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51.1%로 독보적인 1위를 지키고 있고 삼성전자가 15.9%로 뒤를 추격하고 있다.

한편, 이 부회장은 이날 입국장에서 미국 오스틴 공장 증설 계획과 화웨이 관련 대책 논의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