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압사사고] 여당도 이상민 발언 비판…“언행 조심해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오른쪽)이 31일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에서 열린 '이태원 압사 참사' 관련 중대본 회의에 참석, 박진 외교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제공=연합

여당인 국민의힘 내부에서 이태원 압사 사고와 관련해 "경찰과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고 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발언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이 장관은 전날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저희가 파악하기로 (이태원에) 예년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다"라며 "통상과 달리 경찰과 소방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한다"고 발언해 책임 회피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 장관은 이태원에 더 많은 인력을 배치했어야 한다는 지적을 염두해 "어제도 많은 시민이 (시위에) 모일 것으로 예상돼 경찰 경비 병력 상당수가 광화문 쪽으로 배치됐다"며 "서울 시내 곳곳에서 소요와 시위가 있어 경찰 경비 병력이 분산됐던 측면이 있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김기현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의 아픔을 이해하고 국민의 아픔에 동참하는 모습이 아닌 형태의 그런 언행은 조심해야 한다"며 이 장관을 겨냥했다.

김 의원은 "시청·광화문 일대 집회가 많아 거기에 병력을 배치하다 보니 (이태원에) 신경을 많이 쓰지 못했던 것 같은데 그렇게 좋은 판단은 아니었다"며 "사람이 10만 모인다는 얘기가 있었기 때문에 사전에 교통 대책이나 안전 통행을 제한하는 그런 대책을 세웠어야 했는데 그런 점이 굉장히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tbs라디오에 출연해 "지금은 언행, 특히 말조심을 해야 한다"며 "조금 더 스스로 책임감을 갖고 무겁게 이 문제를 바라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이 장관을 비판했다. 그는 "지금 너무도 슬프고 참담한 심정인데 해당 장관의 발언 한마디 한마디가 논란을 빚는 것은 유감스럽다"며 "사고 수습과 원인 규명을 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종혁 비상대책위원도 YTN라디오에서 "이 장관은 비정치인"이라면서도 "일반 국민들이 들으시기에 적절한 발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태원 참사가 있었을 당시 주변에서 여러 시위가 벌어지고 있었던 것도 분명한 사실"이라면서 "그 시위는 어떻게 변질될지 모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병력 배치가 필요한 것도 아마 사실이었을 것"이라며 이 장관을 옹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