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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흰색 아스팔트 꿈’ 언제 이뤄질까

호주의 ‘흰색 아스팔트 꿈’ 언제 이뤄질까

기사승인 2024. 01. 24.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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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마타 열지도
호주가 실험적으로 추진 중인 특수 도료를 바른 도로의 표면 온도가 낮에는 최대 8.65℃, 밤에는 4.2℃까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파라마타 열지도(Parramatta Heat Map)
연일 40도가 넘나드는 폭염에 시달리는 호주가 아스팔트를 흰색으로 칠해 주변 온도를 낮추는 실험에 주목하고 있다. 호주 공영방송 에이비시(ABC)는 24일 지난 10년 동안 실시된 더 밝은 색 또는 '쿨'한 도로 실험이 성공적이었다면서 혁신적인 기술이 계속 개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남호주와 시드니에서 실시된 쿨 시티 프로젝트의 결과는 놀라웠다. 남호주 애들레이드에서 특수 도료를 바른 도로의 표면 온도가 낮에는 최대 8.65℃, 밤에는 4.2℃까지 낮아졌다. 서부 시드니에서 진행된 시험에서는 낮과 밤에 각각 5.6℃와 2℃의 평균 표면 온도 감소를 기록했다.

호주의 실험은 로스앤젤레스시가 20년에 걸쳐 도시 온도를 1.67℃ 낮추기 위한 계획의 일환으로 도입한 쿨링 로드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이 실험에 사용된 '쿨씰'이라는 제품은 공군 기지에서 비행기가 활주로에 머무는 동안 시원함을 유지하고 적외선 카메라의 탐지를 피하려고 개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 실험이 단순히 더 시원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해안이나 강에서 멀리 떨어진 가장 더운 지역에 사는 사람 중에는 사회경제적 수준이 낮은 노인과 더위에 취약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들은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산불과 다른 자연재해로 인한 사망자 수를 합친 것보다 더 많다면서, 기후변화로 더 뜨거운 여름이 되면 이들이 큰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심의 열대야 현상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더 심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호주인의 90%가 도시와 마을에 살고 있는데, 나무가 부족하고 도로, 주차장, 옥상 등 열을 흡수하는 표면이 많기 때문에 도시의 평균 기온은 시골 지역보다 최대 4℃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도심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더 많은 나무를 심는 것이 제일 좋다면서, 나무 그늘은 도로의 표면 온도를 16℃나 낮춘다고 밝혔다. 하지만 가로수를 심을 수 없는 지역에서는 밝은 색상의 도로가 효과적이라면서, "여름철 밤에 2도만 기온을 낮춰도 엄청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폭염 기간 에너지 소비를 크게 줄여 전기를 절약하고 온실가스 발생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쿨 도로가 효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전은 느리기만 하다. 제곱미터 당 설치 비용이 한화 약 1만4000원으로, 수백만 제곱미터를 관리해야 하는 저소득 지역자치단체가 부담하기 힘든 규모기 때문이다. 또한 열 반사 표면이 처리된 도로가 보행자를 더 뜨겁게 만들 수 있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반사 표면에서 발생하는 눈부심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도 불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 저렴하고 내구성이 뛰어나면서 더 많은 기능을 발휘하는 포장도로 도료 기술 개발 경쟁도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한 회사는 나노 입자를 이용해 아스팔트의 색상을 밝은 회색으로 변화시키면서, 자동차 배기가스를 가둬 공기 오염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복합 기능을 가진 재료를 실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도로는 8년에서 10년마다 다시 포장해야 한다면서, 아스팔트 도료 개발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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