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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률 떨어지고 도박중독은 늘고…호주, 경제난 후유증에 골머리

저축률 떨어지고 도박중독은 늘고…호주, 경제난 후유증에 골머리

기사승인 2024. 02. 21.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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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저축률이 생활고로 17년 만에 최저치인 1.1%로 하락했다. 저축률 하락 원인으로 물가 인상에 따른 높은 생활비와 호주 중앙은행의 정책 실패에 책임이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아이스톡포토
호주 저축률이 17년 만에 최저치인 1.1%로 떨어졌다. 대출이자와 임대료 상승으로 2022년 11%에 달했던 저축률이 불과 2년 만에 폭락한 것이다. 호주 에스비에스(SBS) 뉴스는 20일(현지시간) 저축률 하락은 생활고에 시달리는 가구들이 한계에 몰린 것을 잘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저축률이 하락한 원인으로는 물가 인상으로 인한 높은 생활비가 꼽힌다. 특히 주택 시장의 불균형으로 임대료가 매년 10% 이상 상승한 가운데, 임금 상승률은 이에 크게 못 미치면서 가구의 가처분 소득이 사라진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호주 중앙은행도 정책 실패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중앙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팬데믹 기간 사상 최고치인 19%까지 치솟은 가계 저축을 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빌 미첼 뉴캐슬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앙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이자율을 낮춰 저축보다 소비와 투자를 활성화하고자 했지만, 예상하지 못한 인플레이션이 겹치면서 문제가 커졌다고 비판했다. 2021년 호주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이 2023년 중반까지 목표 범위인 2~3% 내 복귀할 것을 예측하면서, 가구의 소비 지출이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온라인 도박 중독에 빠지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도박 연구 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스포츠에 정기적으로 온라인 베팅을 하는 참가자 3명 중 2명은 도박 피해의 위험이 있는 것으로 분류되었으며, 18~34세 연령대가 가장 높은 위험에 처해 있었다. 특히 온라인 도박 사이트에 대한 접근에 별다른 장애가 없기 때문에 일부 고등학생들도 도박에 심심치 않게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는 전 세계 포커 도박기의 약 20%를 보유하고 있으며 1인당 연간 평균 약 100만 원을 도박에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도박 지출 2위인 싱가포르의 연간 약 50만 원의 2배에 달하는 것이다.

도박 중독을 개인의 일탈이 아닌 사회적 질병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면서 도박 중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도 도입됐다. 작년부터 정부가 운영을 시작한 도박 금지 등록부에는 첫 6개월간 1만 8000명 이상이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입자들은 본인 휴대전화를 통해 온라인 도박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을 정부가 일정 기간 강제로 끊어주면 도박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등록부에 대한 정보는 약 80억 건의 조회가 이루어졌으며, 현재까지 등록한 사람들 대부분은 평생 도박 금지를 하기 위해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기간을 설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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