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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30년 영토분쟁 마침표 찍나…카자흐 중재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30년 영토분쟁 마침표 찍나…카자흐 중재

기사승인 2024. 05. 0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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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외무장관 10일 카자흐 알마티서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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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 파시난 아르메니아 총리 /로이터 연합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카자흐스탄 중재로 평화회담에 착수하면서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둘러싼 30년 영토분쟁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이벡 스마디야로프 카자흐스탄 외무부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제이훈 바이라모프 아제르바이잔 외무장관과 아라라트 미르조얀 아르메니아 외무장관의 회담이 오는 10일 카자흐스탄 남부도시 알마티에서 개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아제르바이잔은 지난해 10월 '대테러 작전'이란 명분을 내세워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 폭격을 퍼붓는 등 군사작전을 펼쳐 이곳을 장악하고 주권회복과 승리를 선언했다. 나고르노-카라바흐는 국제적으로 아제르바이잔 영토로 인정되지만, 아르메니아계 주민이 약 80%(약 12만명) 거주하고 있어 지난 30여년간 분쟁이 끊이지 않았던 곳이다.

폭격 당시 아르메니아는 즉각 항의했으나 그동안 두 나라간 분쟁을 중재해왔던 러시아가 아제르바이잔 손을 들어주면서 무게의 추는 아제르바이잔에 기울기 시작했다. 아르메니아도 아르메니아계 주민 이민을 받아들인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서 손을 놓았다. 소련 붕괴 이후 30년 넘게 이어져 온 분쟁에서 아제르바이잔이 사실상 승리한 셈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또 다른 구소련권 국가였던 카자흐스탄이 중재를 자처하고 나서면서 양국간 화해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싹트고 있다. 지난달 아르메니아를 공식방문한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아제르바이잔과의 평화협상 의지를 끌어냈고, 이후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이 조지아로 공급되는 가스 이권을 아르메니아와 공유하겠다고 밝히면서 양국 실무진이 국경확정을 위한 공동작업에 착수했다.

또 구소련권 국가 정상들이 모여 CIS 수립에 합의한 1991년 알마아타(알마티) 조약이 체결된 알마티에서 양국 평화회담을 개최하는 점을 들어 지난 1991년 구소련 붕괴 직후 양국 간 설정됐던 국경선이 분쟁을 종식시킬 타결안으로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달 말 아르메니아는 1990년대 초부터 사실상 점유해온 아제르바이잔 내 국경 마을에서 철수하면서 평화협상의 타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졌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이 중요한 평화회담이 1991년 역사적인 알마티 조약이 서명된 알마티에서 개최된다는 것은 매우 상징적"이라며 "이번 회담이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협정의 실질적인 이행 출발선이 됨과 동시에 장기적인 평화를 조속히 구축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아르메니아는 지난해 아제르바이잔의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폭격 사태 당시 자신들을 외면한 러시아와 철저하게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니콜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는 지난해 11월을 기점으로 구 소련권 안보협의체인 CSTO(집단안보조약기구) 정상회담에 불참하며 탈퇴를 시사했고, 미국·유럽과 군사기술협력을 위한 민간사절단을 파견하는 등 서방과의 협력을 확대했다.

다만 아르메니아 제2의 도시인 귬리에 러시아군 3000여명이 주둔해 있는 군사기지가 있어 이 같은 반러·친서방 행보의 실효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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