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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효성의 핵심”…조현준 ‘바이오 원료’ 확보 승부

“100년 효성의 핵심”…조현준 ‘바이오 원료’ 확보 승부

기사승인 2024. 04. 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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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티앤씨, 베트남에 1조원 투자
연산 20만톤 BDO 공장 구축 계획
친환경 글로벌 소재시장 선점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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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조석래' 시대를 맞이한 효성이 제일 먼저 앞세운 사업은 '바이오 원료'다. 업계 불황에도 대규모 투자를 통해 친환경 중심의 글로벌 소재 시장을 사전에 선점하겠단 의도다. 이에 따라 글로벌 스판덱스 1위인 효성티앤씨를 주축으로 베트남에 총 1조원을 투입해 세계 최대 바이오 스판덱스 공장을 구축하기로 했다.

효성은 오는 7월 2개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다. 조현준 회장이 이끄는 ㈜효성과 조현상 부회장이 맡은 ㈜효성신설지주다. 이미 효성 내 가장 많은 매출을 담당하는 효성티앤씨는 앞으로 ㈜효성의 핵심 계열사로서 성장을 이끌 예정이다. 이번 투자 역시 조 회장의 경영능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3일 효성티앤씨는 지난달 30일 베트남 남부 바리우붕따우성 푸미 2공단에서 열린 '바리우붕따우성 비전선포식 및 투자승인서 수여식'에서 베트남 바리우붕따우성 정부로부터 '효성 BDO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승인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효성티앤씨는 총 1조원을 투자해 연산 20만톤의 바이오 BDO 생산 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BDO(부탄다이올, Butanediol)는 스판덱스 섬유를 만드는 PTMG 원료 등에 사용되는 화학 소재다. 최근에는 생분해성수지(PBAT)·자동차용 내장재·신발 슈솔·산업용 컴파운드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사용처를 넓혀가고 있다.

바이오 BDO는 사탕수수나 옥수수 등에서 나오는 당을 발효시키는 방식으로 제조한다. 석탄 등 기존의 화석 원료를 100% 대체한 제품으로 친환경 소재 시장에서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투자로 효성티앤씨는 베트남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 스판덱스 공장을 확보하게 됐다. 특히 원료부터 섬유까지 수직계열화를 통해 바이오 스판덱스 일관생산체제를 갖추게 된 것은 세계 최초다. 효성티앤씨는 우선 2026년 상반기부터 연산 5만톤 규모의 바이오 BDO 생산 및 판매에 들어갈 계획이다.

◇조현준 회장, 평소 바이오 사업 강조…"100년 효성 주축"
조 회장은 그동안 "기존 화석 원료를 친환경 원료로 전환하는 바이오 사업은 100년 효성의 핵심 주축이 될 것"이라며, "바이오 BDO와 바이오 스판덱스 일관생산시스템을 기반으로 글로벌 친환경 시장 공략을 강화해 효성의 프리미엄 브랜드 위상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과감한 투자가 위기를 타개할 기회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조 회장은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0년에도 터키와 브라질 등에 스판덱스 공장을 증설하는 등 역발상 투자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수요가 급증한 2021년에는 1조4237억원의 대규모 영업이익을 낸 바 있다.

이 같은 전략은 향후 조 회장의 독립경영을 확고히 할 전망이다. 조 회장은 올해 7월부터 ㈜효성을 이끌 예정이다. 주요 계열사로는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등이다.

효성티앤씨는 스팍덱스부문에서 독보적인 1위 기업으로, 향후 회사의 성장 여부에 따라 지주사 역시 안정적인 체제를 구축할 수 있느냐가 결정된다. 이번 건은 지난달 29일 조석래 명예회장이 타계한 후 처음으로 효성이 공식화한 사업이다 보니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2030년 친환경 섬유 판매 5배 이상 확대…"연구개발도 지속"
효성티앤씨는 2000년대 중반 국내 기업 최초로 버려진 페트병과 폐어망을 리싸이클한 폴리에스터, 나일론 섬유인 '리젠(regen)' 개발에 성공했다. 또 스판덱스를 리사이클한 '리젠 스판덱스(regen spandex)'을 개발했으며 2022년에는 세계 최초로 옥수수에서 추출한 화학물질 기반의 스판덱스 '리젠 바이오(regen Bio)'의 상업화에 성공했다.

올해 기준 글로벌 친환경 섬유 및 패션 시장은 약 23조원 규모로, 연간 12.5% 이상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30년에는 전후방 사업을 포함해 약 75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효성티앤씨는 현재 섬유 부문 매출의 4%를 차지하는 친환경 섬유 판매량을 2030년까지 약 20%로 5배 이상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효성티앤씨 관계자는 "차세대 친환경 섬유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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