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쉽게 혼합될 수 없는 보이는 물성들, 예컨대 토마토, 블루베리, 철가루, 나무, 시멘트, 브론즈, 쓰다 남은 일회용 플라스틱 용품, 바다에서 건져 올린 쓰레기 등이 서로 충돌, 중첩, 상쇄시키며, 그로 인해 일어나는 긴장감, 에너지에 주목한다. 최근에는 커피와 들기름을 재료로 사용하는 등 일상에 더욱 근접한 재료를 실험하는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씨 킴은 이러한 자신의 예술 행위를 셰프가 여러 식재료를 혼합해 맛있는 요리를 완성하거나,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서로 다른 악기 소리를 조율해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내는데 비유한다. 그의 작업은 색, 선, 형태, 질감 등 시각적 음표들이 자신의 지휘체계에 따라 한데 어우러져 나타나는 조화로운 선율에 귀를 기울이며 자신만의 독특한 화음을 발견해 나가는 과정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