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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현대차도 추석 전 임협 타결?”…속타는 한국지엠·르노삼성

[취재뒷담화] “현대차도 추석 전 임협 타결?”…속타는 한국지엠·르노삼성

기사승인 2020. 09.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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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언태 현대차 사장과 이상수 현대차 노조지부장 등 노사교섭 대표들이 지난달 13일 현대차 울산공장 본관에서 열린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상견례에 참석해 협상을 하고 있다./제공 = 현대자동차
“현대차 노사가 생존과 미래를 위한 대승적 결단을 내렸다.”

현대차 노사가 추석 전 올해 임협 최종 타결에 성공한 가운데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가 기대감을 드러내며 한 말입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달 13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올해 임협에 돌입한 이후 집중 교섭을 거쳐 이달 21일 임금 동결을 골자로 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습니다. 현대차 노사가 임협을 불과 40일 만에 매듭지은 건 매우 이례적으로,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 공감했음을 방증합니다. 전날 새벽 잠정합의안을 가결한 현대차 노사는 28일 올해 임협을 마무리 짓는 조인식만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처럼 현대차의 올해 임협이 국내 자동차 업계의 모범 사례로 주목받는 이유는 노사가 교섭 전부터 임금 인상이 아닌 ‘고용 안정’에 무게를 뒀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현대차의 올해 임금 동결은 1998년 외환위기와 2009년 세계 금융위기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무려 11년 만입니다. 그 결과 현대차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기록하게 됐습니다. 반면 올해 임단협에서 고용 안정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차 노사는 현대차의 최근 행보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특히 만성 적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경영 정상화에 온 힘을 쏟아야 하는 한국지엠은 ‘노조 리스크’로 일촉즉발의 위기에 직면한 모양새입니다. 실제 한국지엠 노사는 올해 임단협 타결을 위해 지난 7월 말부터 이달 23일까지 16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임금 인상을 두고 팽팽히 대립하고 있습니다. 급기야 노조가 이달 24일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으로 쟁의권을 확보하면서 추석 이후 파업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도 커졌습니다. 올해 초 출시한 전략 신차 트레일블레이저를 앞세워 흑자 전환을 노렸던 한국지엠으로선 코로나19와 노사 갈등이란 겹악재로 사면초가에 몰린 셈입니다.

내수와 수출의 동반 부진으로 시름하고 있는 르노삼성차의 올해 임단협도 아직 갈 길이 먼 상황입니다. 르노삼성차 노사가 지난 7월 초 상견례 이후 여섯 차례의 실무 교섭을 가졌으나 고용 안정을 두고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현 노조 집행부의 숙원 사업인 민주노총 금속노조 가입이 한 차례 무산되면서 내부에선 ‘노노 갈등’ 움직임마저 감지되고 있습니다. 최근 XM3의 유럽 수출 물량을 따낸 점은 고무적이지만, 판매 저조로 인한 재고 증가로 부산공장 가동 중단을 논의해야만 하는 르노삼성차 입장에서 올해 임단협은 큰 부담일 수밖에 없습니다.

국내 자동차 업계의 ‘맏형’ 격인 현대차가 올해 임협을 속전속결로 마무리한 배경은 생존과 미래를 위한 노사의 자구 노력 덕분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유례없는 경영 위기로 회사가 존폐의 갈림길에 선 상황에서 파업은 집단적 이기주의로 비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차 노사 또한 현대차를 반면교사로 삼아 올해 임단협을 빠른 시일 내에 매듭짓고 남은 하반기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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