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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구팀, 세계최초 ‘돼지 심장’ 사람에 이식…장기 부족 문제 해결 기대

美 연구팀, 세계최초 ‘돼지 심장’ 사람에 이식…장기 부족 문제 해결 기대

기사승인 2022. 01. 11.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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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TRANSPLANT/PIG-HEART <YONHAP NO-1601> (via REUTERS)
7일(현지시간) 바틀리 P 그리피스 박사가 미국 메릴랜드 의료센터에서 시한부 심장질환자 데이비드 베넷(57)에게 유전자를 조작한 돼지의 심장을 이식하는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
의료계 최초로 말기 심장질환 환자에게 유전자를 조작한 돼지의 심장이 이식됐다. 수술 사흘째를 맞은 환자는 현재까지 안정적인 상태를 보이고 있어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수많은 환자들에게 새 시대가 열릴 것이란 희망이 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국 메릴랜드 의대와 의료센터 연구진은 보도자료를 통해 시한부 심장질환자 데이비드 베넷(57)이 지난 7일 돼지 심장 이식 수술을 받았으며 회복 중이라고 밝혔다.

의료진에 따르면 아직 수술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엔 이르지만, 이식된 장기는 사람 심장처럼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으며 동물 장기 이식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즉각적인 거부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향후 면역 체계 문제와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몇 주간 차도를 지켜볼 예정이다.

이번 수술을 집도한 바틀리 P 그리피스 박사는 성명을 통해 “장기 이식을 기다리고 있는 수많은 환자들을 위한 (기증된) 사람의 심장은 턱없이 부족한 상태”라며 “아직은 조심스럽지만 이번 획기적인 수술이 환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해줬다는 점에서 낙관적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수술은 정상적인 치료 절차로 행해진 것은 아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지난해 12월 31일 ‘확대 접근(동정적 사용)’ 조항을 통해 긴급 수술을 허가했다. 이 조항은 심각한 질환으로 인해 생명이 위험한 환자가 다른 선택지가 없을 경우 유전자 돼지 심장 같은 실험적 의약품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베넷은 이번 수술을 받기 전 일반적인 심장이식이나 인공심장펌프에 적합하지 않다는 판정을 받고 돼지 심장 이식이 결정됐다. 그는 수술 전 “죽거나 이식 받거나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였다. 확실하지 않은 수술이라는 것을 알지만 나의 마지막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번 수술에 사용된 돼지의 심장은 미국 버지니아에 있는 생명공학 회사 레비비코르(Revivicor)가 제공했다. 기증 받은 돼지의 심장은 장기가 인체에 이식되면 인간 면역체계에 즉각적인 거부반응을 유발하는 유전자와 과도한 심장 조직의 성장을 막기 위한 유전자가 제거됐다. 대신 면역 수용을 담당하는 인간의 유전자가 삽입됐다.

이종 간 장기이식 수술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미국 뉴욕대 랑곤 헬스 메디컬센터 연구팀은 유전자 조작 돼지 신장을 외부에서 뇌사자 환자 혈관과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번 심장 이식 수술은 환자 몸 안에 심장을 이식해 정상 작동하는 것을 확인한 사례로, 이식용 장기 부족 문제를 해결할 획기적인 성과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연방정부 장기기증 통계에 따르면 현재 장기 기증을 기다리고 있는 환자는 11만여명에 달하며 매일 17명이 장기를 기증 받지 못해 사망하고 있다. 유전자 조작 돼지를 이용한 이식용 장기 생산 연구는 10여년간 유전자 편집과 복제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장기 부족 문제를 해결할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꼽힌다.

장기공유연합네트워크(UNOS) 최고의학책임자(CMO)인 데이비드 클라센 박사는 “분수령이 되는 사건”이라며 “장기 부전을 치료하는 방법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 치료법은 해결해야 할 장애물이 여전히 많아 널리 적용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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