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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4高’에 오미크론 공포까지…韓 경제고통지수 10년來 최악

‘新 4高’에 오미크론 공포까지…韓 경제고통지수 10년來 최악

기사승인 2022. 01. 26.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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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高 유가·미국 등 주요국 긴축정책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등 대외 리스크 산재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 속 인플레 압박↑
수출국 우리나라 年성장률 3% 달성 불투명
작년 밥상물가 5.9% 상승...10년만에 최고<YONHAP NO-3543>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작년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5%로 2011년(4.0%)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이 중 가격이 올라도 씀씀이를 줄이기 어려운 밥상물가와 교통 물가는 각각 1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사진은 지난 25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제공 = 연합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사상 첫 1만명대를 훌쩍 넘어선 가운데 미국의 긴축정책과 고유가,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내외 리스크가 동시다발적으로 커지면서 수출과 내수 등 우리 거시경제 지표에 빨간불이 켜졌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내수 위축에다 고유가,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이른바 ‘신 4고(高)’ 악재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3% 달성도 불투명해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와 실업률을 반영한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고통지수는 6.2로 2011년(7.4)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았다. 2019년(4.2), 2020년(4.5)과 비교해도 급등한 모양새다.

경제고통지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을 더한 것으로, 미국 경제학자 아서 오쿤이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적 어려움을 가늠할 수 있게 고안한 지표다.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2.5%를 기록하면서 10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탓이다. 가격이 올라도 씀씀이를 줄이기 어려운 밥상물가와 교통 물가가 1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이면서다. 정부가 관리하는 물가상승률 상한선 2%를 뛰어넘은 수준인데, 올해도 2%대 중반을 기록할 전망이다.

세계 경제고통지수도 치솟고 있다. 캐나다의 정책연구기관인 프레이저연구소가 최근 주요 35개국의 지난해 경제고통지수를 조사한 결과 상위 5개국은 스페인(17.6)·그리스(15.7)·이탈리아(12.0)·아이슬란드(11.3)·스웨덴(10.9) 등의 순이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아직 코로나19 사태가 잡히지 않은 가운데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산세가 가팔라지면서다. 이날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우리나라에선 사상 첫 1만명대가 나온 가운데 보건당국은 하루 확진자 수 3만명대까지 나올 것이라는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가까운 일본에선 벌써 하루 확진자 수만 6만명대를 기록중이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 셧다운 등이 잦아지며 원자재 공급망 불안정이 지속되는 한편 소비심리도 위축돼 물가를 자극하는 악순환 고리가 만들어진다.

오미크론발 글로벌 공급인프라가 불안정한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커지는 등 지정학적 갈등까지 불거지면서 글로벌 경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세계 5위의 밀 수출국인 점을 고려하면 세계 식량 가격도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미국 환경정책연구소 ‘브레이크스루’의 알렉스 스미스 식량·농업 분석가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 기고문에서 잠재적 식량위기 가능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동시에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대로 오른 것도 문제다. 유가 100달러 시대를 눈 앞에 두게 되자 글로벌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률 가속화를 동시에 가져오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는 배경이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을 중심으로 주요국들이 물가를 잡겠다며 긴축정책을 펼치고 있다. 특히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기준금리를 5차례까지도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우리나라 중앙은행인 한국은행도 긴축정책에 속도전을 펼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렇게 되면 신흥국의 경우 강달러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출이 이뤄져 환율방어에도 나서야 하는 등 총체적 난국이 된다.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며 패닉셀링(공포에 의한 투매)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이유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날 올해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5%포인트 내린 4.4%로 하향 조정한 점도 이같은 리스크 요인들이 일부 반영됐다. IMF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도 0.3%포인트 낮춰 잡은 3%로 봤지만, 10월 전망치에 대한 수정이라 4월께 또 하향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은 2.9%, 현대경제연구원과 LG경제연구원은 2.8%로 보는 등 2%대 전망치가 계속 나오는 추세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올해 경제고통지수는 물가상승률과 실업률 모두 전년대비 변화 자체가 미미한 수준에 그치면서 서민체감경기 역시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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