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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불시 파업’ 노동자 업무방해죄 처벌은 합헌”…10년 만 마침표

헌재 “‘불시 파업’ 노동자 업무방해죄 처벌은 합헌”…10년 만 마침표

기사승인 2022. 05. 2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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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 314조 재판관 '4대5' 의견으로 합헌 결정
현대차 하청 노동자들 '정리해고 사태'가 발단
양승태·임종헌 '사법농단 사태' 때 재조명되기도
헌법재판소 헌법소원·위헌법률 심판<YONHAP NO-3416>
유남석 헌법재판소장(가운데)을 비롯한 재판관들이 26일 오후 헌법소원·위헌법률 심판이 열린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 입장해 착석하고 있다./연합
노동자 파업을 업무방해죄로 형사처벌하는 현행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헌재) 판단이 나왔다. 2012년 현대자동차 하청 노동자들이 제기한 해당 헌법소원은 헌재 사상 최장기 계류 사건으로 10년 만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26일 헌재는 현대자동차 비정규직노조 간부 A씨 등이 ‘형법 제314조 제1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과 과잉금지원칙에 어긋나고 노동조합법상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에 대해 재판관 4대5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헌재는 “단체행동권은 집단적 실력 행사로서 위력의 요소를 가지고 있으므로 무조건 형사책임이나 민사책임이 면제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심판 대상 조항은 사용자의 사업 계속에 관한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시켰다고 평가할 수 있는 ‘집단적 노무 제공 거부’에 한해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아 단체행동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사용자가 예측하지 못한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뤄져 사업 운영에 심대한 혼란이나 막대한 손해를 초래했다면 법적으로 보장되는 단체행동권의 범위를 벗어난다는 것이다.

해당 헌법소원은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하청 노동자에 대한 정리해고가 발단이 됐다. A씨 등은 지난 2010년 정리해고 통보를 받자 3회에 걸쳐 휴무일에 노무 제공을 거부하는 등 자동차 생산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업무방해죄)로 기소됐다. 당시 현행법은 사업장 점거나 기물 파손 같은 폭력이 수반되지 않은 단순 파업도 업무방해죄 처벌 대상이 됐다.

그러나 2011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파업에 관한 업무방해죄 해석을 더욱 엄격하게 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놓았다.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이나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때에만 집단적 노무제공 거부가 업무방해죄에 해당해 전후 사정을 따져보라는 것이다. A씨 등은 이 판단을 근거로 이듬해 형법 314조 1항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이 사건은 헌재 출범 후 최장기 계류 사건으로 법조계 주목을 받았다. 특히 ‘최고법원’ 위상을 놓고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간 힘겨루기를 하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기의 ‘사법농단 사태’ 때 재조명되기도 했다. 당시 법원행정처는 헌재 파견 판사를 통해 헌재 내부 정보를 파악했다는 의혹을 받았는데, 이 중 해당 헌법소원 사건에 대한 헌재 재판관들의 논의 내용과 연구관 보고서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당시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과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이 이 사건을 청와대에 보고해 헌재를 압박하려 했다는 혐의를 적용했다. 두 사람이 연루된 사법농단 사태 1심 역시 햇수로 4년째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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