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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급한 푸틴, ‘충견’ 루카셴코 중재로 위기 모면...통제력 상실

다급한 푸틴, ‘충견’ 루카셴코 중재로 위기 모면...통제력 상실

기사승인 2023. 06. 25.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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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 바그너그룹, 모스크바 진격 중단, 장악 도시 철수
러, 바그너그룹 입건 취소...프리고진, 벨라루스행 용인
바그너그룹, 100만 도시 무혈입성...모스크바 200km까지
푸틴, 통제력 상실, 러군 동요 가능성
UKRAINE-CRISIS/RUSSIA
바그너 그룹 대원들이 24일(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 거리의 러시아 남부군 본부를 떠나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모스크바로의 진군 명령을 철회하면서 용병과 러시아군의 무력 충돌이 회피됐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리디십은 크게 손상됐고, 이는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24일(현지시간) 바그너 그룹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과 병사들을 처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는 유혈사태를 피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 사태 종결 합의와 관련, "오늘 사건은 비극적이었다"며 "프리고진에 대한 형사입건은 취소될 것이다. 그는 벨라루스로 떠날 것"이라며 "대통령의 말이 그가 벨라루스로 떠날 수 있다는 보장"이라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다른 바그너 그룹 병사들도 그들의 복무를 고려해 기소하지 않을 것이고, 이번 반란에 가담하지 않은 바그너 그룹 병사들은 국방부와 계약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APTOPIX Russia Ukraine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대국민연설을 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이번 협상은 푸틴의 '충견'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개로 이뤄졌다. 루카셴코와 프리고진이 협상해 바그너 그룹의 철수와 러시아 당국의 바그너 그룹 병사들의 안전 보장이 논의됐다.

프리고진은 전날 러시아군이 바그너 그룹의 후방 캠프를 공격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면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등 군 수뇌부 응징을 목적으로 무장 반란을 촉구하면서 이날 오전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러시아로 방향을 털어 로스토프주의 주도 로스토프나도부의 남부군 사령부를 접수했다.

바그너 그룹이 러시아 최대 군사 거점 중 하나인 로스토프주를 무혈점령하면서 이 그룹이 소규모 준군사 세력에서 인구 100만명 이상의 대도시를 장악할 수 있는 주요 정치 세력으로 변모했음을 보여주는 것처럼 보였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평가했다.

프리고진은 "이건 군사 쿠데타가 아니라 정의의 행진"이라고 "쇼이구 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이 오지 않으면 로스토프나도누를 봉쇄하고 모스크바로 진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푸틴은 단호한 어조로 행한 5분 동안의 대국민 연설에서 바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을 진압하고 로스토프나도누의 상황을 안정시키기 위한 '결정적인 행동'을 명령했다.

푸틴은 반란을 조직한 자들은 피할 수 없는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며 '반군'이 국가를 무정부 상태와 동족상잔 및 패배, 그리고 종국에는 항복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프리고진은 푸틴의 연설 직후 푸틴이 착각하고 있다고 반박하며 투항 요구를 일축하면서 정면 대결 자세를 굽히지 않았다.

푸틴 프리고진
러시아 용병 공급회사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011년 11월 1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자신의 레스토랑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당시 러시아 총리에게 음식을 서빙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바그너 그룹과 러시아군의 교전이 벌어져 러시아 서남부 보로네시의 유류 저장고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고, 러시아군 헬리콥터가 이동 중인 바그너 그룹을 공격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바그너 그룹은 남서부 로스토프나노두에서 간선도로를 따라 북상해 보로네시주 등을 지나 1000㎞ 거리에 달하는 모스크바 남쪽까지 빠르게 접근해오자 모스크바의 긴장은 크게 고조됐다.

프리고진은 텔레그램을 통해 "우리는 모스크바까지 약 200km까지 왔다. 그 사이 우리 전투원들은 단 한방울의 피도 흘리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위급한 상황에서 푸틴은 프리고진과 합의한 루카셴코의 제안을 두 차례 이상의 전화 이후 수용했다.

이번 사태는 푸틴의 리더십이 급강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손실이 커지면 러시아군 내부의 동요도 예상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저녁 대국민 연설에서 푸틴 대통령의 통제력 상실이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하루 만에 그들은 백만 단위의 도시 여러 개를 잃었고 모두에게 러시아 도시를 장악하고 무기고를 탈취하는 게 얼마나 쉬운지 드러냈다"며 러시아인들을 향해 "여러분의 군대가 우크라이나에 더 오래 있을수록 러시아는 더 황폐해질 것이다. 푸틴이 크렘린에 더 오래 있을수록 더 많은 재앙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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