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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못하면 숙박 거부”…한국인 여행유튜버 폭로에 日 사회 파문

“일본어 못하면 숙박 거부”…한국인 여행유튜버 폭로에 日 사회 파문

기사승인 2024. 02. 20.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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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후 외국인 관광객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는 일본에서 '일본어를 못하는 관광객 숙박 거부' 정황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19일 현지매체 여성자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충격적 정황은 구독자수 약 6만2000명의 'kkujun'이라는 한국인 유튜버가 지난 8일에 공개한 동영상에서 드러났다. 해당 유튜버는 후쿠오카에서 삿포로까지 킥보드로 배낭여행을 하는 콘텐츠를 공개해 왔는데, 이번에 문제가 되는 차별이 일어난 것은 그가 야마구치현에 도착했을 때의 일이었다.

이 유튜버는 야마구치현에 소재한 스파호텔 '캇타노유'에 도착해 영어로 미리 예약을 했다는 사실을 전하며 체크인하려 했지만, 프런트 직원이 그에게 던진 첫마디는 "일본어를 할 수 있냐"는 것이었다. 일본어를 모르는 유튜버가 스마트폰 번역 앱을 이용해 "일본어는 못하지만 예약은 이미 하고 왔다"고 밝혔지만, 돌아온 것은 "이곳에선 일본어를 못하면 숙박이 어렵다"는 황당한 답변뿐이었다.

이에 유튜버가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가며 항의하자 다른 직원이 나서 응대했지만 그 역시 숙박이 어렵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이 직원은 스마트폰 번역 앱으로 숙박 거부 이유를 묻는 유튜버에게 "일본어를 할 줄 모르면 고객과의 사이에 문제가 일어났을 때 대응이 어렵기 때문에 일본어를 못하는 관광객들의 숙박은 거절하고 있다"고 답했다.

거듭된 항의에 책임자로 보이는 또다른 직원까지 등장했지만, 호텔 측은 번역 앱을 통해 의사소통을 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유튜버의 항변에도 "일본의 목욕 시설을 사용해 본 적 있느냐" "일본의 풍습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느냐"는 등 억지스러운 질문을 던지며 끝끝내 숙박 거부 의사를 철회하지 않았다.

결국 유튜버는 이런 과정을 고스란히 담은 동영상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고, 해당 영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확산되며 일본 사회에 적지않은 파문을 일으켰다. 예약을 이미 하고 방문했음에도 '일본어를 모른다'는 이유로 숙박을 거절한 시설에 대해선 찬반 목소리가 엇갈렸다.

대부분의 일본 국민들은 "사전 예약돼 있는데 언어를 못한다는 이유로 거절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해외)관광객들이 늘면서 관광산업에 숨통이 트이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어를 모른다고 차별하는 건 비정상적 대응이다"라는 등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한편에서는 "불합리하다고는 생각하지만 다른 고객의 안심을 우선으로 생각한 조치일 것"이라는 등의 소수의견도 없지는 않았다.  

  


일본어를 못하는 한국 관광객의 숙박을 거절해 물의를 일으킨 야마구치현 소재 숙박업체 후쿠노유 측이 올린 사과문.출처=숙박업체 캇타노유 공식 사이트

이번 숙박 거부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되자 갓타노유를 소유한 '후쿠노유' 측은 즉각 자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하며 진화에 나섰다. 후쿠노유 측은 '여관업법에 따라 정상적으로 숙박이 가능한 것이 원칙'이라며 "해외관광객이 일본어를 못한다는 이유로 당사 운영하는 호텔의 숙박을 거부당한 사건에 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지금까지도 직원에 대한 교육 부족으로 잘못된 대응을 하고 있었다"며 "이번 사태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향후 이러한 일이 두 번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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