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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AI다”…신동빈·정용진·정지선 유통 빅3 전략은?

“이제는 AI다”…신동빈·정용진·정지선 유통 빅3 전략은?

기사승인 2024. 02.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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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봇 상담·선별 시스템…유통 빅3 'AI 열풍'
롯데, 가상인간 쇼호스트 '루시' 선봬
신세계, 챗GPT 활용 검색서비스 제공
현대百, AI 카피라이터 루이스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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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만 해도 각 대형마트 및 백화점은 10원이라도 낮은 가격에 물건을 판매한다는 걸 알리기 위해 사활을 걸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낮은 가격보단 초개인화 서비스와 맞춤형 제품 출시를 두고 경쟁하는 모습이 부쩍 잦아졌다.

실제 최근 유통업계 빅3가 배포한 보도자료를 살펴보면 자체적으로 보유한 AI(인공지능)기술력을 뽐내거나, 이를 활용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을 예고하는 내용이 크게 늘었다. 올해는 물론, 앞으로의 유통가 전쟁에 AI가 성패를 가를 핵심 요소로 떠오른 셈이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은 저마다의 역량을 총동원해 AI를 개발하고 활용하는 데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높아진 소비자들의 눈높이와 갈수록 치열해지는 시장에서 AI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성장과 생존에 직결됐다는 판단에서다.

3사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AI 도입에 나서고 있는 롯데그룹은 연내 상용화를 목표로 현재 직원용 개인 맞춤형 AI 플랫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보 유출 우려 없이 업무 문서와 일정, 연락처 등을 업로드해 활용할 수 있는 이 플랫폼을 통해 생산성과 보안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계획이다.

롯데그룹이 AI 기술 개발에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는지는 지난달 개최된 VCM(옛 사장단 회의)에서 신동빈 회장의 발언만 봐도 알 수 있다. 당시 신 회장은 "AI를 단순히 업무 효율화 수단으로 생각하지 말고, 혁신의 관점에서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여겨달라"며 'AI 트랜스포메이션(인공지능 전환)'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롯데그룹의 각 계열사 전반에서도 AI 활용 범위가 점차적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롯데홈쇼핑은 인간 쇼호스트 대신 가상인간 '루시'가 출연하는 패션 프로그램 '루시톡라이브'를 론칭했다. 루시가 단독 출연해 상품 판매 및 고객 소통을 진행한 결과, 1시간 동안 실시간 채팅 수는 전주 동시간대 대비 5배 이상 늘었을 정도로 흥행했다. AI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유입률을 높이고, 동시에 인건비는 줄일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이외에도 롯데백화점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봄철 백화점 내·외부를 장식할 비주얼 테마를 선보였고, 롯데마트는 신선품질혁신센터에 살코기와 지방 비율을 분석해 '황금비율' 삼겹살을 선별하는 AI 장비를 도입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 산하에 AI 및 데이터 기술 관련 팀을 구축했다. AI를 활용해 매일 수만 가지 상품에 대한 고객 리뷰를 분석해 불만 사항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점포·물류센터별 에너지 사용량 및 행사 효과 예측 등에도 AI를 사용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최근 서울 명동남산점에 AI 매장관리 시스템인 '더 써드 아이 시스템'을 시범 도입했다. CCTV를 통해 매장 내 혼잡도와 반납대의 오염 상황, 고객 불편사항 등을 AI로 실시간 점검하는 게 특징이다. 또 신세계라이브쇼핑은 챗GPT 알고리즘을 도입해 고객이 신세계 '쇼핑 AI'에 쉽게 접속할 수 있도록 검색 서비스를 최신화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1월 AI 챗봇 상담 서비스 '젤뽀'를 선보였다. 젤뽀는 AI기반 1:1 고객 상담 서비스로 24시간 365일 운영된다. 현대백화점 각 지점의 쇼핑 혜택 및 팝업스토어, 신규 오픈 브랜드 등의 영업 정보와 함께 주차 사전 정산, 온라인 상품 주문조회, 배송 현황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인 AI 챗봇 서비스와 차별화를 위해 '라이프스타일 콘텐츠'와 '채팅 상담' 기능도 탑재됐다.

아울러 지난해 2월엔 AI 카피라이터 '루이스'를 도입해 광고 카피·판촉 행사 소개문 등 마케팅 문구 제작을 맡기고 있다. 루이스는 하루 평균 마케팅 제목과 본문 각 330건을 생성해 낸다. 덕분에 2주가량 걸리던 행사 홍보문구 선정 소요 시간을 3∼4시간으로 대폭 단축할 수 잇게 됐다. 효과가 입증되자 현대그린푸드, 현대홈쇼핑, 현대백화점면세점 등에도 루이스를 활용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기에, AI 기술을 활용해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소비자들의 쇼핑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AI를 활용하는 기업이 미래 유통 시장을 선도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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